론 브랜튼의 재즈 크리스마스

장르
콘서트 - 재즈/블루스
일시
2013.12.22 ~ 2013.12.22
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관람시간
90분
관람등급
만 7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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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미국 대도시 인텔리들이 즐기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긴다!
크리스마스 무렵이면 뉴욕은 연말연시를 뉴욕에서 보내려는 관광객들로 온통 붐빈다. 이 무렵 맨하탄의 거리를 걷거나 호텔 로비나 카페에 앉아있어 보면 심심치 않게 들리는 것이 바로 크리스마스 캐럴이다. 그런데 이 캐럴의 대부분이 바로 재즈로 연주되는 것들이다. 바로 지난 12년 동안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론 브랜튼이 한국 관객들에게 들려주었던 바로 그것과 흡사한 사운드가 흘러나오는 것이다.

<재즈 크리스마스!>는 미국의 대도시 인텔리들이 즐기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국 관객들에게 전하면서, 더불어 자신도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보겠다는 의도로 미국의 재즈 피아니스트 론 브랜튼이 지난 2000년에 처음 시작한 공연이다. 론 브랜튼은 개인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자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국내 거주 외국인들, 그리고 미국적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본 공연을 만들었다.

전세계인들이 모두 다 알고 있는 크리스마스 캐럴, 미국인들이 듣고 자란 크리스마스 시즌의 노래들, 그리고 한국인들이 듣고 자랐을 한국의 겨울동요를 재즈로 편곡하여 들려주는 이 평화로운 공연은 매년 공연 한달 전에 전석이 매진되는 등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매년 “징글벨”의 발랄하고 경쾌한 연주로 시작되는 이 공연은 ‘오 타눈밤’, 피너츠에 나오는 “스케이팅’ 등 비교적 잘 알려진 곡들뿐만 아니라 “Christmas Time is Here”나 “The Christmas Song” 등 한국인들에게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캐럴들도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편곡으로 관객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매우 시적인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론 브랜튼은 매우 섬세하면서 지적인 연주를 보여준다. 음선택이 까다롭고 음을 아끼는 재즈 피아니스트들이 그렇듯이 론 브랜튼의 연주는 ‘담백하고 때로는 차갑기까지 하다. 하지만 피라미드를 쌓아올리듯 음악적 에너지를 쌓아올리는 힘은 관객을 꼼짝 못하게 잡아놓는다.’ 재즈 평론가 김진묵 선생은 “론 브랜튼이 아주 훌륭한 음악가라는 것을 잊지 말아요. 단순히 재즈에만 국한시켜 생각해선 안돼요.” 라고 충고한다. 지적인 플레이와 정갈한 터치가 매력인 그의 연주는 김진묵 선생의 평처럼 ‘진솔함과 따뜻한 정감’을 엿볼 수 있다. 백인 재즈 피아니스트 특유의 관조적이고 사색적인 면을 탐구하는 론 브랜튼의 섬세하고 지적인 피아니즘에 귀를 기울여 보시기 바란다.

크리스마스 캐럴과 재즈의 만남!
<재즈 크리스마스!>공연의 기본 컨셉은 한마디로 <캐럴과 재즈의 만남>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을 수 있는 무대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근래에는 길거리에서조차 크리스마스 캐럴을 듣기 쉽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의 변화와 상관없이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고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도록 해주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누군가에 의해 연주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엄숙함을 갖춘 캐럴들, 아이들의 순수함을 엿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시즌 곡들을 재즈로 편곡해서 들려주는 이 공연은 사랑하는 연인 또는 가족과 함께 지나간 한 해를 돌아보며 한가로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평화롭고 낭만적인 무대이다. 올 크리스마스도 재즈선율에 몸을 싣고 스윙을 해보시길!

메리 크리스마스에 내재된 재즈의 진실
한 해가 저무는 느낌은 우수를 동반한다. 나이가 들수록 우수의 강도가 심해진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크리스마스가 있다. 아이들은 방학이 좋고, 어른들은 연말 보너스가 좋다. 크리스마스가 없는 연말은 생각만으로도 혹독하다.

크리스마스는 항상 캐럴과 함께 온다. 아니 캐럴이 먼저 오고 크리스마스가 뒤따른다. 캐럴이 없었다면 나이든 사람들에게 연말은 얼마나 아픈 계절일까. 캐럴은 이 아픈 계절을 축제의 계절로 탈바꿈시키는 힘을 지녔다. 그래서 언제나 기분 좋게 다가오는 음악이 크리스마스 캐럴이다. 눈이라도 내린다면 더욱 좋다.

론 브랜튼이 올해도 크리스마스 캐럴 콘서트를 연다. 벌써 13년째다. 그의 딸 도연이가 한 살 때 시작한 콘서트였는데, 벌써 열 네 살이란다. 그 도연이가 성장하는 동안 이 공연은 소문도 없이 ‘명품 크리스마스 콘서트’로 자리매김 했다.

흑인 재즈 피아니스트 존 루이스(John Lewis 1920 - 2001)는 MJQ(모던 재즈 퀘텟)의 리더로 바로크 음악과 건축에 심취해서 그 에센스를 재즈에 담은 연주자였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존 루이스를 인터넷 검색했더니 누군가 쓴 이런 글이 눈에 들어왔다. ‘존 루이스를 들어야 바흐(John Sebastian Bach)님께서 같이 한 잔 정도는 함께 해 주실 것 같다.’

론 브랜튼의 재즈는 지적이다. 그는 음을 아껴 쓴다. 시처럼 간결한 문장에 에센스를 담는다. 이런 점에서 존 루이스가 추구하던 음악과 궤적을 같이 한다. 론 브랜튼에게 묻지는 않았지만 그는 존 루이스를 좋아할 것이다. 사실 전문가끼리는 물을 필요도 없다.

아프리카에서 잡혀온 흑인들이 채찍을 휘두른 감독관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노래하고 춤추던 음악이 재즈가 되었다. 한때 노예였던 존 리틀(John Little)은 이렇게 말한다. ‘노예들은 하루 200회의 채찍질을 당했고, 발에는 차꼬가 채워졌다. 그렇지만 밤이 되면 우리는 노래하며 춤추었다. 발에 묶인 쇠사슬을 흔들면서 웃었다. 정말이지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재즈는 무조건 신나야 했다. 그러나 우리가 듣는 것은 그 안에 내재된 절규와 자유를 향한 몸부림이다.

요즈음 재즈가 흔해지며 우리 재즈가 감각에 치우쳐 본질을 잃어가고 있다. 이를 극복해야 우리 재즈가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인류가 낳은 음악 가운데 가장 슬픈 음악이 재즈라는 것을 우리의 젊은 재즈 연주자들이 알았으면 한다.

나는 론 브랜튼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것이 우리 재즈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에 뿌리내리고 활동하는 론 브랜튼이 우리 재즈를 예술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모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김 진 묵(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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