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상여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13.11.01 ~ 2013.11.13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관람시간
100분
관람등급
만 7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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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한국 여인들’의 삶과 때 묻지 않은 사랑을 비춘 드라마

점점 사라져 이제는 구습이 되어가고 있는 ‘꽃가마’와 ‘꽃상여’...
돌, 성인식, 결혼식, 장례식 그 중 과거 여인네들이 노릴 수 있는 호사는 오로지 이 두 가지였다. 이승에서의 사랑,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의 순간 속에서만 여성들은 오로지 화려한 호사를 누려볼 수 있었다.
<꽃상여>는 우리 옛 여인들이 갈망했던 일생 두 번의 호강, ‘꽃가마’를 타고 시집가는 꿈과 ‘꽃상여’를 타고 저승길로 떠나는 소박한 꿈을 가진 한국 여인의 애환을 그린 토속성이 짙은 작품이다. 아씨(할머니), 딸고만네, 며느리, 영희와 숙희 등 3세대에 걸친 여성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난날 우리네 여인들의 삶을 조명하여, 공연을 보러 온 어머니와 딸,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마음을 열고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또 18세 동갑내기 숙희와 만득이의 순수하고도 생동감 넘치는 사랑 이야기는 성인들에게 지난날의 아득한 첫사랑을 환기시키며, 지금 막 사랑에 눈뜨기 시작한 청춘 관객들에게는 그들 자신의 이야기로써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고리의 재발견

이 이야기는 드라마가 펼쳐지는 1946년과 1960년에 벌어졌던 오래된 전설일까? 영희, 숙희를 생각하면 우리 어머니 세대의 이야기이나 <꽃상여>는 과거의 이야기만을 하고 있지는 않다. 역사적 혼란기와 시대적 변환기를 겪으면서 만주에서 삶을 영위하고 돌아온 이, 구시대적 사고관에 반감을 가지고 자신의 행동반경을 일탈하는 인물. 이는 오늘의 우리와도 다르지 않은 삶의 모습이다. 2013년 우리는 과연 ‘속박과 자유’라는 화두에서 자유로운가? 제도에 의해 억압받고 자유를 갈망하는 것은 21세기도 다르지 않다. 결국 <꽃상여>의 이야기는 요즘에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다. <꽃상여>는 인간에 대한 진정한 사랑, 시대와 사회에 대한 고민, 세대와 계급 간의 소통 문제를 다룬다. 그리고 각 세대와 세대가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규정하는 가치관에는 차이가 있을지라도 이들의 감성을 연결하는 고리는 춤과 노래이다. 연극에는 각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음악과 노래가 있다. 한국 고전 및 근현대 희곡의 현대적 수용에 충실한 작품으로서, 과거를 통해 오늘을 바라보는 연극으로서 지금의 관객이 공감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놀이와 노래, 소리와 춤으로 풀어낸 음악극

<꽃상여>는 이야기가 아닌 놀이의 형식, 노래의 형식을 통해 그 주제를 드러낸다. 노래와 놀이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야기가 아닌 놀이의 형식, 노래의 형식을 통해 주제를 전달한다는 것은 말에서 음악성을 찾아 관객에게 논리가 아닌 감성으로 전달되도록 하기 위한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또 이것은 한편으로 본질적이고 원시적인 연극성을 다룬다고 할 수 있다. 어린 만득과 숙희가 가장 본능적인 놀이로써 엄마, 아빠 놀이를 하듯 법도 아래에서 자유를 갈망했던 이들의 마음과 욕망을 놀이와 노래로 풀어냈다. 또 이들이 욕구를 표출하고 해소하는 방식으로는 춤이 있다. 그들이 꿈꾸는 자유의 상징이 춤이다. 노래와 춤과 영상, 사람이 내는 소리 등은 작품에 재미와 생기를 불어넣는다. 극 속에 등장하는 여러 노래는 추억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배우들이 함께 선보이는 원시적인 몸짓과 춤은 인물들의 화해를 도와 갈등을 해소하고 관객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뚫어준다. 배우들의 신명 나는 노래와 춤을 통해 삶의 그 자체로서의 아름다움을, 죽음은 삶의 가장 가까운 동지임까지도 이야기한다.


한국적 유머와 웃음이 담긴 한국 연극

원작은 극작가 하유상의 <꽃상여>로 1972년에 발표된 희곡이다. 작가는 한국 근현대 시기의 신구세대 간 의식의 차이와 물질적 빈곤이나 인간소외 등을 작품에 반영시켰다. 이 작품은 같은 이름으로 1974년 신성일, 윤정희, 허장강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영화는 며느리의 비극적 사랑과 죽음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연극은 시어머니-며느리-손녀딸 여인 3대의 이야기를 골고루 훑는다. 연극 <꽃상여>는 원작이 담고 있는 한국인의 유머와 놀이문화, 고집을 많이 담았다. 연극 <꽃상여>의 여인들은 아픔을 가지고 있어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또 연극은 무거운 주제임에도 때로는 가볍게 웃어넘긴다. 인생을 크게 놀이로 해석해 체홉과 세익스피어의 주제를 한국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현대 음악과 국악을 조합하여 음악 속에 한국정서를 담고 놀이를 통해 삶을 되돌아보는 과거 여인들의 모습을 그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우리 시대의 연극으로서 진정 우리의 삶을 어루만져줄 한국 연극이 될 것이다.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옛 소재 ‘꽃상여’

연극은 요즘은 거의 볼 수 없는 꽃상여나 죽은 아들을 위한 길닦이 굿의 모습을 무대에서 재현해낸다. 풍성한 라이브 연주와 화려한 전통 장례의식이 펼쳐지고 꽃가마(삶)와 꽃상여(죽음)가 하나로 화합하는 순간을 그린다.
인생을 즐거운 놀이로 본다면 죽음 역시 소멸이 아니라 또 다른 탄생으로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장의문화에는 보내주는 의식과 환송하는 의식이 있다. 죽은 자를 보내는 안타까움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삶의 잉태와 긍정적인 메시지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꽃상여’의 ‘꽃’이라는 접두어를 보아도 알 수 있는 우리의 화려한 전통 장례의식을 연극은 완결된 삶에 대한 격려와 축하를 위한 축제의식으로서 재조명한다. <꽃상여>는 놀이와 흥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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