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쁘띠뜨위뜨
- 장르
- 연극 - 연극
- 일시
- 2013.12.13 ~ 2013.12.29
-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 관람시간
- 100분
- 관람등급
- 만 15세이상
예매자평
평점 9팔로워
1예매자평
평점 9팔로워
1출연진
작품설명
공연소개
유람선이 난파되어 무인도에 표류한 남편(필립)과 부인(쉬잔느) 그리고 남편의 친구이자 부인의 연인(앙리), 이렇게 세 사람이 벌이는 전형적인 ‘메나쟈 트와(Menage a trois)’를 둘러싼 결혼 소극. ‘메나쟈 트와’란 결혼한 커플과 그 중 한 사람의 연인이 한 집에서 같이 살면서 이중의 섹스관계를 유지하기로 합의하는 것을 말한다. ‘메나쟈 트와’에는 보통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자 한 명과 여자 두 명이 관련되었으나 이 작품에서는 여자 한 명에 남자 두 명이 참여한다. 극 후반 부에 제 3의 남자(원주민/왕자)까지 출연하여 Menage a quatre(실제 이런 용어는 없음)의 상황으로 발전한다. 무인도에서 구조되기 전까지 이 네 사람이 벌이는 사랑, 섹스, 질투, 갈등을 프랑스적인 화려한 수사와 기상천외한 논리로 풀어낸 well-made play 이다.
이 작품은 스페인 까달로니아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까를레스 솔데빌라(Carles Soldevila:1892-1967)의 1921년 작 ‘그래도 문명적인’(Civilitzats tanmateix)을 기반으로 프랑스 작가 앙드레 루생이 ‘작은 오두막’이란 제목으로 1947년 발표한 것이다. 파리에서 1500회의 매진 공연을 기록했으며 1950년에서부터 3년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인기리에 공연된 대 히트작이다. 1957년에는 MGM에서 에바 가드너, 스튜어드 그랜저, 데이비드 니븐을 내세워 영화화 했다. 2010년에 재니 디(Janie Dee)를 여주인공으로 하여 런던 그리니치 극장에서 공연되었다. 극적 상황이 아주 유사한 영국의 부조리 작가 해롤드 핀터(Harold Pinter)의 ‘배신(Betrayal)’이 심리적 깊이에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라면 ‘라쁘띠뜨위뜨’는 프랑스 특유의 논쟁적 화법을 바탕으로 심리적 다양성과 예기치 못한 반전에 중점을 둔 작품이다. ‘라쁘띠뜨위뜨’는 인류가 원래 모계사회로부터 출발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며 현대의 일부일처 결혼제도가 관련 당사자들의 행복추구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프랑스의 고급스러운 블르바르 극(Boulevard Theatre)으로 분류할 수 있다.
연출의도
아무리 파리 초연 때 공전의 대히트 기록하였다 해도 무려 60여년 전에 쓰여진 작품을 디지털 문화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서울 한 복판에서 2013년에 공연하는 것이 시의적절 한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렇다’ 이다. ‘아내가 결혼 했다’, ‘네 이웃의 아내’ 라는 제목의 영화나 드라마가 나오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우리는 이제서야 비로소 너무 심각한 표정을 짓지 않으면서 일부일처제에 대해, 간통죄 폐지에 대해, 애인 있는 다수의 유부녀들에 대해, 섹스 없는 남녀간의 사랑이 가능한 가에 대해, 사랑 없는 섹스는 반드시 비난 받아야 하는 가에 대해, 한 여자가 다수의 남자와 관계하는 것이 한 남자가 다수의 여자와 관계하는 것보다 더 죄악시되는 것이 정당한 가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시기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미국 육군사관학교 내에 있는 교회에서 남자 졸업생 두 명이 결혼식을 올렸다는 기사를 보았다. 동성간의 결혼을 합법화 하는 나라가 늘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조금은 놀라운 소식이었다. 이제 이런 소식에 더 이상 놀라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인류의 성적 선택권이 온전히 자신에게 있고 그 선택이 다수의 철학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비난 받지 않는 세상을 기대하면서 ‘라쁘뜨위뜨’를 무대에 올린다고 하면 너무 거창하게 들리지만 연출의도는 확실히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