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경 쇼케이스

장르
콘서트 - 콘서트
일시
2013.12.07 ~ 2013.12.07
장소
카페 커먼인블루
관람시간
100분
관람등급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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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음식에는 흔히들 얘기하는 ‘손맛’이라는 것이 있다. 조리법이 있을 때 그 어떤 요리를 따라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그 ‘손맛’을 따라 하는 것은 어렵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무언가를 흉내 낼 수는 있어도, 그것을 소화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브라질의 음악, 특히 보사노바는 우리 대중가요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 온 장르다. 많은 사람이 그 리듬을, 그 창법을, 그 음악의 특징을 받아 들였지만, 대부분은 그것을 흉내 내기 위한 단발성 시도에 그쳤다. 지구 반대쪽 음악을 좀 더 잘 소화하기 위해 모험을 하고자 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보싸다방”이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발표한 뒤 무작정 브라질로 떠나는 모험을 했던 나희경은 현지의 음악가들과 교류를 하면서 이 음악을 체득해 왔다. 보사노바 1세대 음악가인 Roberto Menescal을 포함해 동시대에 활동하고 있는 수많은 유명 음악가들이 그녀의 음악생활에 힘을 보탰다. 그리고 1장의 정규 음반과 1장의 EP(미니 앨범), 1장의 싱글 음반을 녹음했다. 4년이 흘렀고, 이제 나희경은 새로운 앨범이자 두 번째 정규 앨범 [UP CLOSE TO ME]를 발표했다. 그녀의 음악에는 브라질의 공기가, 보사노바의 향취가 자연스럽게 배어 있다. 누군가가 만들어 낸 조리법에 의한 것도 아닌, 맛을 내기 위해 향신료를 집어 넣은 것도 아닌, 이제는 모험과 열정, 그리고 감성으로 빚어낸 ‘나희경의 음악’이 있다. 그걸 담은 것이 바로 그녀의 새 앨범이다.

이것은 브라질에서 음악 생활을 해 온 이방인의 일기이기도 하다. 그녀의 경험들은 더욱 다채로운 감정을, 그래서 더욱 풍요로운 음악을 가능하게 했다. 브라질 현지의 음악가들이 찬사를 보내는 그녀의 목소리는 변함없이 독특하고 매혹적이다. 봄바람처럼 설레기도 하고, 늦가을의 찬바람처럼 쓸쓸함을 안겨다 주기도 한다. 그런 느낌이 하나의 곡에 공존하기도 하고, 들을 때마다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음악은 브라질 음악의 테두리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팝 음악에 가까운 “Moment”나, 일렉트릭 기타 연주로 시작하는 “여행의 끝” 등 앨범 전체를 듣고 나면 이 작품이 팝과 포크, 펑크,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군데군데 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모든 새로움은 앨범 수록곡 중 총 9곡을 새롭게 만들어 낸 싱어송라이터 나희경의 몫이다. 작곡, 편곡, 프로듀싱, 디렉팅은 그녀가 도맡았다. 그간의 여정이 싱어송라이터 나희경에게도 크나큰 진화의 기회가 되었다는 것을 앨범 전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브라질 현지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도 주목할 만하다. 보사노바의 거장 Roberto Menescal과 2011년작 'Um Amor'에 이은 두 번째 합작품 'So Pra Sonhar'를 만들어 냈으며, 오랜 성공을 이어가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Oswaldo Montenegro와 그의 히트작 'A Lista'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명실공히 브라질 최고의 세션들이 연주에 참여했다. Caetano Veloso, Chico Buarque 밴드 멤버인 'David Ganc', Maria Bethania, Marcos Valle 밴드 멤버인 'Reginaldo Vargas', 그 외 나희경의 음반에서 꾸준히 함께 해온 'Adriano Giffoni', 'Cesar Machado', 'Joao Carlos Coutinho' 등 노장들의 능숙한 플레이는 이번 음반에서도 빛을 발한다.

많은 곡이 삼바와 보사노바의 문법을 통해 표현되고 있지만, 앨범 안에 담긴 색채는 그 어떤 장르나 간단한 단어로 정리하기 힘든 독창적인 것이다. 자신감과 확신에 찬 목소리는 좀 더 또렷하게 그녀가 경험한 얘기들을 들려준다. 수록곡 “Voce”의 가사처럼 음악을 부르는 이도, 듣는 이도 더욱 행복해 질 것 같은 앨범이다. “UP CLOSE TO ME”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앨범을 들으면 들을수록 한 명의 여행가/모험가이면서 음악가인 나희경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게 될 수밖에 없는데, 마음을 서서히 물들이는 그 감성적인 가사와 대륙과 대륙을 오가면서 풍부해지고 다채로워진 음악은 많은 이들에게 큰 감흥을 안겨다 줄 것이다. 다시 읽고 싶어지는 한 권의 잘 만든 수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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