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후시딘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14.02.21 ~ 2014.03.02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관람시간
70분
관람등급
만 7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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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연극 <젊은 후시딘>은 집 때문에 발생하는 사랑이야기이다. 집은 문화이며 사랑을 나누는 공간이기 때문에 집이 없으면 문화를 향유할 수 없고, 사랑을 나눌 수 없다. 이 연극의 주인공 후시딘의 가족과 동네 사람들은 집이 없기 때문에 사랑에 실패한다. 사랑을 이루기 위해 모든 조건을 극복하지만 경제적인 것은 극복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가족은 세를 살던 집에서 쫓겨난 후, 함께 한 집에서 살기 위해 ‘집 테이크아웃 사업’을 벌인다. 집을 테이크아웃 한다는 이 사업은 달랑 창문 하나 손잡이 하나 등을 갖추고는 집이라고 우기는데, 노숙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공연 중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정부의 주택 공약은 주거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하지만, 배경으로써만 등장할 뿐이다. 이 가족은 국가정책의 실패와 집이 없는 삶의 불안 사이에 방치되어 있으며, 능동적 복지라는 이상적 국정기조와 결코 달성할 수 없는 자가주택이라는 꿈과 현실의 괴리에 익숙해져 있다.
대한민국연극대상을 수상한 <두뇌수술>과 <빨갱이. 갱생을 위한 연구>로 혁신성과 대중성의 조화를 주목받았던 그린피그가 본질적인 삶의 공포를 다룬 새로운 체홉극 <공포>에 이어, 연극 <젊은 후시딘>을 통해 2월부터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치열한 연극적 탐구와 화술 연습으로 준비한 연극

연출 윤한솔은 작품의 방향에 대한 연출 의도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공연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작품을 알 수 없다는 답변에 더해, 이전과는 다르게 화술 연습에 공을 들였다고 했다. 등장인물들의 정신 연령이나 관계적 차이가 느껴지도록 않도록, 최대한 많이 말을 학습하는 과정으로 연습분량을 채웠다고 덧붙였다.
“화술 상으로 아빠, 엄마, 아들 등의 관계가 어떻게 해결될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아빠스러움, 엄마스러움, 아들스러움을 없애려고 해요. 마치 중학교 연극반 발표회의 연극처럼 느껴지는 연극이라고 할까요? 가능하지 않은 관계를 우겨보고, 끊임없이 관계를 의심하게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책을 많이 읽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린피그는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에 집중하기 위해서, 현실의 문제인식을 기반으로 한 연극적 탐구와 이를 수행하기 위한 연습의 과정을 우선으로 두고 공연을 준비 중이다.

정부의 주택 공약과 집 없는 가족들의 삶이 ‘화합하는’ 연극

<젊은 후시딘>의 무대에는 두 가지 장치가 있다. 하나는 현직 대통령의 대선 캠프 시절부터의 주택 공약들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보여진다는 것, 또 하나는 가파른 경사의 무대가 계속 물에 젖는다는 것이다. 관객들은 정부의 주택 공약을 끊임없이 듣고 보고 외울 정도가 될 것이고, 늘 집에 물이 차 여기저기 물 받침용으로 널려놓은 욕조와 빨간 다라이들과 천장에서 계속 새어나오는 빗물을 맞으면서 그 정책과 현실의 간극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윤미현 작가는 구청에서 노숙인들의 간이 주택 철거 모습을 보면서 집필을 생각했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집이었을 공간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렸어요. 쌀은 쌀통에 담기고, 간장은 종지에 담기며, 똥도 변기통에 담기는데, 사람은 어디에 담기나요? 점점 사람이 들어가서 담길 방들이 보이지 않아요. 이 차이를 관객들이 느꼈으면 해요.”

윤미현 작가의 센 유머가 보여주는 회색 연극

전작 <텃밭킬러>에서 보여준 것처럼, 윤미현 작가의 날 선 유머는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사랑을 이루기 위해 서로의 조건을 극복하는 과정이나 그 결과가 석연치 않다는 것을 각인시켜 준다. 때문에 관객들은 TV연속극처럼 유쾌하게 관람하다가 갑자기 웃음이 불편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젊은 후시딘>의 등장인물들은 집에 대한 분노에 차 있다. 집을 갖지 못해 빌려 쓰고 있는데, 창문이 없어 햇볕도 들지 않고 늘 물이 세고, 그나마 가질 수도 없어 떼를 쓴다. 그들의 대화는 논리적이지 않으며 소통이 되지 않고 행동은 우스꽝스럽기까지 한다. 자신의 모든 경험을 총동원하여, 함께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의 행동이 왜 우스꽝스러울까? 왜 선의는 웃긴 것일까?
후시딘의 가족은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며, 사람들에게 현실에의 순응을 부추긴다. 그래서 물이 세는 집은 화재의 위험이 없는 안전한 곳이 되며, 고시원에서 죽는 것은 자기 방이 자기 관이 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좋은 일이 되고, 공공시설에서의 노숙은 집테이크아웃 사업으로 둔갑하게 된다. 긍정적으로 산다는 것은 집 없는 사람들의 자기 위로인 것이다.

집 때문에 발생하는 후시딘 가족의 사랑이야기가 70분 간 무대에 펼쳐진다. 사랑을 이루기 위해 모든 조건을 극복하지만 경제적인 것은 극복할 수 없었던 후시딘 가족의 사랑이야기 - 연극 <젊은 후시딘>이 2월 21일부터 2주 간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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