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2세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14.12.18 ~ 2014.12.28
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관람시간
120분
관람등급
만 14세이상

전문가평

평점 8.0

예매자평

평점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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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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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꿈에서 깨어 우리의 진짜 모습을 보니 겨우 이 꼴이오.”

사촌인 볼링브루크에게 왕관을 빼앗긴 리차드 2세는 벌거벗은 자신의 모습을 마주한다. 그의 몰락은 비극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과정에서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된다. 평범한 인간으로 겪어보지 못할 엄청난 추락을 통해 문득 모든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었던 것일까. 현대인들도 각자의 왕관을 지키기 위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이제 왕관을 내려놓고 진정한 우리를 대면해야 할 시간이다.

<리차드 2세>는 셰익스피어가 앞서 집필한 역사극 보다 왕권과 정치의 속성을 세련되게 표현 했으며 유려한 독백과 아름답고 시적인 대사로 손꼽힌다. <헨리 4세> 1,2부와 <헨리 5세>와 함께 두 번째 사극 4부작으로 분류되는 <리차드 2세>는 영국의 역사에서도 가장 민감한 사건인 왕위찬탈을 다룬 매우 정치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그 안에는 매우 풍부하고 다양한 층위가 담겨 있어 수많은 해석과 연출이 가능한 작품이기도 하다.

연출을 맡은 펠릭스 알렉사는 고전을 도전적이고 탁월하게 재해석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번 작품을 역사극이나 정치극이 아닌, 한 인간이 자신의 영혼을 탐색하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로 그려냈다. 국적과 시대를 알 수 없는 어느 곳, 물이 흐르고 자갈이 깔린 무대에서 인물들의 행동과 감정의 변화, 의식의 흐름은 더욱 명징하게 드러난다. 음악 또한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왕의 시녀가 등장해 부르는 노래는 극의 시적인 흐름을 완성시킨다. 이번 작품에는 원작에 없는 어린 리차드 2세가 등장한다. 아이는 리차드 2세의 연약한 내면의 순수함과 본질적인 자신의 모습을 상징한다.

리차드 2세는 단지 유약하고 감상적인 인물이 아니라 철학가적, 예술가적 감성을 지닌 인물로 그려진다. 왕의 옷을 입고 있을 때 보다 하나의 인간으로써 더욱 매력적인 리차드 2세는 독보적 카리스마를 지닌 김수현이 맡았다. 이에 맞서는 볼링브루크 역에는 윤정섭, 곤트 공작은 관록의 배우 오영수가 열연한다. 여기에 윤상화, 백익남 등 연극계의 중추적 배우들이 포진해 셰익스피어 극의 깊이를 더한다.

작품은 영원한 것의 아름다움과 영원하지 않은 것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이야기한다. 그의 몰락은 우리가 느끼는 위기에 직면하게 하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당신은 초라해진 몰골로 자신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 끔찍한 상황에서 더 나은 삶으로 변화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벗어던질 준비가 되었는가.

“거대한 시계 위에 장식물로 새겨진 바보광대 인형이 되어
속절없이 종이나 울리고 있는 동안”
우리의 인생은 빠르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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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20자평

  • 평점 8
    장지영국민일보 기자

    참신한 해석은 없었지만 아름다운 미장센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