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세레나데 - 앵콜

장르
뮤지컬 - 창작
일시
2008.10.28 ~ 2009.01.25
장소
대학로 예술극장 나무와 물
관람시간
0분
관람등급
만 7세이상

전문가평

평점 7.0

예매자평

평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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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7.0

예매자평

평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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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소박한 일상 이야기, 작은 무대가 주는 큰 감동. 진짜 笑극장 뮤지컬.
소극장 창작뮤지컬의 묘미는 아는 사람은 안다. 배우의 숨소리, 세트전환음, 소품에서 나오는 김서림까지 긴밀하게 주고받으며 무대와 객석이 혼연일체를 이루는 카타르시스의 순간, 그 전율은 느껴본 사람만 안다. 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는 그 거부할 수 없는 소극장 창작뮤지컬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공연이다.

- 4명의 배우, 10개의 캐릭터로 채워진 무대
한밤의 세레나데는 사이버지키(CJ) 지선이라는 인물이 전기감전으로 젊은 시절 엄마와 아빠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엄마와 딸의 닮은꼴 연애이야기이다. 이 110분간의 이야기는 4명의 배우가 30년의 나이를 뛰어넘기도 하고, 성별, 성격이 다른 각양각색의 캐릭터로 변신하면서 관객을 감쪽같이 또는 드러내놓고 속인다. 59세의 엄마가 26살이 되고, 남친이 아빠가 되고, 아채아저씨가 할머니, DJ, 기획사실장 등으로 변신하며 무대를 긴장감 있게 채워가는 한밤은 관객의 웃음과 눈물이 추가되어 작지만 알찬 뮤지컬로 완성된다.

- 아기자기한 multi-use 무대, 관객과 긴밀히 소통하는 공간.
오밀조밀 붙어 앉아야 하는 대학로 극장은 그만큼 배우와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조그마한 공간에 불이 켜지면 인터넷 창, 다락방, DJ box에 공연장까지 여러 가지로 쓰임 많은 무대가 된다. 극 중 지선의 노랫말 가사와 네티즌 댓글이 무대를 메우며 감각적이고 아기자기한 영상으로 표현될 때면 극장은 금새 인터넷 창으로 변하고, 조명이 여러 색을 뽐내며 객석을 비추면 바로 음악다방으로 변신하는 멀티유즈 무대는 볼거리와 흥미를 제공하며 관객을 공연 속으로 끌어들인다.

추억을 되새기는 계절, 70년대 추억의 향수가 주는 찡한 감동과 웃음
한밤의 세레나데 과거여행은 70년대 가수 등용문이었던 음악다방 쎄씨봉에서 시작된다. 나팔바지에 청자켓, 공명을 사용한 느끼하고 능청맞은 목소리의 소유자 봉팔과 촌스러운 의상에 애교있는 말투 정자, 두 인물만으로도 추억의 70년대를 떠올리기에는 충분하다. 거기에 요즘만큼이나 영어를 섞어 사용하는 게 유행이었던 가요계나-키보이스, 어니언스, 김치캣츠 등- 쎄시봉, 쇼쇼쇼와 같은 70년대 문화아이콘이 등장해 당시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신파조로 흐를 수 있는 부분도 당시 유머와 어우러져 적절하게 공연의 맛을 돋구며 촌스럽지만 순수하고 가슴 찡한 장면으로 만들어낸다. 공연을 보고 난 후 “젊었을 때 우리 부모님은 어땠을까?” 흥미로운 상상을 하며 옛 사진첩을 뒤적이게 되는 세대와 세대 간을 잇는 통로가 된다.

웃고 울게 만드는 리얼리티 언어의 성찬. 상처를 해소하는 말.말.말
한밤은 뮤지컬과 연극의 경계를 허문다. 연극은 내용은 좋지만 좀 어렵고, 뮤지컬은 볼거리는 있지만 단순하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에게는 한밤을 적극 추천한다. 한밤은 14곡의 주옥같은 뮤지컬 넘버와 함께 연극적 완성도와 실감나는 대사가 큰 몫을 차지하는 연극과 뮤지컬의 장점이 조화된 공연이기 때문이다.

- 나의 일상이 노래로! CJ 박지선의 생동감 넘치는 나의 이야기
친구, 가족, 연인에게 바로 불러줘도 될 만큼 나의 일상 얘기인 박지선의 노래가사는 시원매콤짭짤한 맛을 적절히 내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CJ 박지선은 시집 못 간 33세 ID [라꾸라꾸]에게는 “삼땡은 아름다워”를, 남친이 바람피는 현장을 목격한 ID [기린타고 말달려]에게는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사망한다”를, 엄마가 보고 싶은 정자에게는 “엄마 뱃속에 딸” 등 엽기발랄하고 감동충만한 노래 가사로 관객의 마음까지도 치료한다.

- 언젠가 한번쯤은 들어봤던 잔소리, 전라도와 경상도 2가지 버전으로
반면 순대국집 박정자는 언젠가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잔소리를 걸쭉한 사투리로 쭉 뽑아준다. 극 중 “니가 이제껏 해 놓은 게 뭐가 있나. 돈을 벌어 놓은 게 있나 시집을 가길 했나” “그러는 엄마는 뭐가 잘났는데?!” 엄마와 딸의 입담 공방전이 시작되면 객석의 관객들은 숙연해지거나 흥분상태로 돌변한다. 엄마의 거친 욕설과 철없는 딸의 무뚝뚝한 말투는 공연을 긴장과 갈등상태로 이끌어가지만 갈등이 해소되었음을 알리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공연이 끝날 무렵 “방구석 꼴이 이게 뭐꼬” “시집 좀 가라 제발” 엄마의 여전한 잔소리와 지선의 말투는 어느 샌가 엄마의 삶의 무게를 이해하고 딸을 진정으로 아끼는 ‘사랑’이라는 언어로 해석하게 된다. 엄마 역은 경상도와 전라도의 2가지 버전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느낌의 박정자를 만들어 낸다.(10/28~12/7 경상도, 12/9~1/25 전라도) 인터넷 공간에서 네티즌들과 소통하고 있지만, 정작 가까운 이들과는 불통이었던 지선이 겪은 [한밤 중] 사건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이해하려고 할 때 진짜배기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극히 평범한 진리를 얘기한다. 우리네 모습과 닮아있어 더욱 마음에 와 닿는 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로 올해가 가기 전에 고백하자.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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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20자평

  • 평점 7
    원종원

    오랜만에 듣는 통기타 소리가 좋다. 사투리의 구수함은 보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