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창작극 <아름다운 남자>는 전통연희의 놀이성과 차별화 되는 전통의 제의성과 서사성을 탐색하는 실험극으로, 고려 무인시대 지식인이었던 세 학승(통수기, 만전, 길상)이 혼돈의 세상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지식인으로서의 길을 걸었는가를 보여주는 창작극이다. 여기에 끝까지 지식의 현실성을 추구하다가 남루하게 최후를 맞이하는 당대의 대문호 이규보와 삶의 본질과 지식의 원리 추구에 몸을 바치는 지공대사가 두 축을 이루며 세 학승의 지식인으로서의 길을 인도한다.
기존의 전통 연희의 연극성 수용이 양식적 수용의 단계에 머물러 있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창작극 <아름다운 남자>는 우리의 전통을 바탕으로 한 제의극이며 현실을 반영하는 서사극으로서 가능성을 탐색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2006년 서울연극제에서 선보일 창작극 <아름다운 남자>는 2005년 초연에서 좋은 평을 받았던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고, 한국 전통무대에 대한 본격적인 탐색과 극적수용, 훈련된 배우들의 우리 소리와 몸짓에 미학성을 바탕으로, 시적 은유와 상징으로 빛나는 한편의 수난극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줄거리

몽고군의 침입과 내정 간섭, 무인 최우가 실세를 잡고 왕(고종)은 허수아비에 불과한 정치현실, 부패한 관리제도 등 정치적 혼돈기에 당시 엘리트 지식층이었던 세 젊은 학승들은 각기 다른 삶을 선택한다.
만전은 권력자 최우의 양자가 되고, 무인 지배 권력에 불만을 품은 길상은 이언년의 난에 가담하여 최우를 살해하려다 희생 당한다. 이 부패 권력과 혁명의 와중에서 팔만대장경 경전 집필에 들어가는 통수기 - 이 세 중의 이야기가 연극의 전말을 이룬다.
여기에 끝까지 지식의 현실성을 추구하다가 남루하게 최후를 맞이하는 당대의 대문호 이규보와 삶의 본질과 지식의 원리 추구에 몸을 바치는 지공대사가 지식의 현상과 본질이란 두 축을 이루며 통수기의 ‘책 속의 길’을 인도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늙은 창녀가 되어 비로소 통수기와 사랑의 결실을 맺는 아난은 사랑의 본질이 욕망과 소유에 있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인물로 배치된다.
통수기와 아난의 사이에서 태어나는 유마는 눈먼 아이로 설정된다.
어차피 우리는 눈먼 존재로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