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거대한 괴물』 제 2부 【암스트롱의 달】
-현대인: 그 고독에 대하여

『거대한 괴물』은 1부, 2부, 3부를 거쳐 각기 다른 이야기를 통해 현대라는 사회를 조종하고 있는 ‘개인을 삼켜버리는 거대한 힘’에 대한 이야기를 시리즈로 묶는다. 그 첫 번째 작품인 【고사枯思(제 15회 2인극페스티벌 공식참가작, 희곡상 수상)】에서는 현대 수많은 정보들 속에 조정되고 있는 현대인의 운명을 그렸다. 허구화된 사실과 정보를 급속히 개인의 삶으로 받아 드리고, 인정해 버리는 모습을 통해 잘못된 진실에 노출되고 세뇌 당하는 현대인의 자아상을 고발하고자 했다.

【암스트롱의 달】은 거대한 괴물 두 번째 이야기로, 사이버 세계에서의 현대인의 익명성과 고독에 대하여 말한다. 익명성 뒤에 숨은 현대인의 악한 본성은 이 시대에 거대한 힘을 가진 괴물을 양산 하고 있다. 발신인 불명이라는 익명의 표현은 거미줄 같은 사이버 망속에 연결된 수 많은 수신자들에게 빠르게 전달되어 집단 동의가 형성된다 이것은 때론 날카로운 폭력이 되고, 때론 허구와 진실 사이를 가르는 잣대가 되고, 때론 새로운 사실을 만들어 내기까지 하면서, 실제성과 구체성으로 그 힘을 드러낸다.

한편 사이버 세계, 그곳엔 결핍과 핍진한 인생에서 받은 상처 그리고 존재의 고독이 숨어 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조직과 체계라는 경직된 사회적 분위기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자기표현의 길을 잃기 쉽다. 고된 삶 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억눌린 정체성과 다양한 욕구는 시들해져 가는 삶의 에너지를 찾아 헤매게 한다. 사이버 세상은 이러한 개인들에게 자신을 활성화하는 또 다른 출구로써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본 작품은 인터넷 공간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파워블로거와 세상 밖 외출이 견디기 힘든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의 깊은 내면속에 자리잡고 있는 존재의 고독에 대해 그려보고자 한다.

줄거리

매일 주방용품 판매 영업을 하는 평범한 직장인 재인. 그는 한 때 문학도를 꿈 꿨으나 현실과 타협해 문학 파워블로거 암스트롱이 되었다. 영업 목표량을 채우며 살아가는 재인에게 문학 블로그 운영은 유일한 취미이자 즐거움이다.

그러나 그의 문학 블로그는 점점 그의 삶의 고단함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어 작가 정시형에 대한 인신공격성 악플로 가득 차게 되는데……. 재인이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작가 정시형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의 팬 사인회에서 악플러들을 향해 공격적인 발언을 하게 된다. 칼을 팔기 위해 사인회를 찾은 재인도 정시형의 발언에 수치심을 느끼고 서로 대립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