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학창 시절, 한번쯤 펼쳐 본 연애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는 청년 괴테가 품었던 러브스토리라면 ‘프랑스의 푸치니’라고 할 수 있는 마스네가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로 그려낸 오페라 <베르테르>는 ‘한 폭의 겨울 동화’같은 오페라이다.
독일적 사랑이야기를 프랑스적 에스프리에 담아낸 오페라 <베르테르>를 2016년 초겨울, 12월에 구로아트밸리에서 공연하는 것은 비록 구로지역이 오페라 공연의 불모지이긴 하지만 공장 굴뚝을 연상기켰던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IT첨단사업 단지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오늘, 중년들에게는 젊은 날의 추억을, 청년들에게는 청춘의 고귀함을 노래함으로써 삶에 지친 연대인들의 잃어버린 감성을 되찾아 보고자 한다. 노랫말도 프랑스어가 아닌 우리말로 공연하여 뮤지컬보다 친근하고, 영화보다도 감동적인 ‘사랑과 격정의 오페라’를 선보이려는 것이다.

줄거리

아름다운 이십대 여인 샤를로테(Charlotte)는 지나치게 현실적이며 자비심도 없는 알베르트(Albert)와 약혼한 사이다. 두 사람의 약혼은 샤를로테의 어머니가 숨을 거두면서 당부한 일이었다. 어느 날 샤를로테는 약혼자 알베르트가 멀리 출장 중이라 젊은 청년 베르테르(Werther)의 에스코트를 받아 무도회에 참석한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어느새 깊이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그러나 풍파를 일으키고 싶지 않은 샤를로테는 사랑하지는 않지만 알베르트와 결혼하는 것이 자기가 갈 길이라고 믿는다.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는가?
샤를로테가 결혼한 지 석 달이 지났다. 베르테르는 샤를로테를 잊지 못해 미칠 지경이다. 그는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먼 타국으로 떠나기로 결심하고 샤를로테에게 아주 간절한 사랑의 편지를 써 보낸다. 이 편지를 받은 샤를로테는 자기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베르테르인 것을 절실히 느낀다.
시간이 흘러 크리스마스가 되자 베르테르가 돌아온다. 샤를로테와 베르테르는 두 사람이 함께 읽던 책을 다시 들여다보고, 두 사람이 함께 연주했던 하프시코드를 보며 행복에 젖는다. 베르테르는 샤를로테에게 비극적 사랑을 묘사한 시를 읽어준다. 「어찌하여 나를 깨우는가?」는 아름다운 아리아다. 베르테르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샤를로테에게 키스하려 하자 그녀가 방에서 뛰쳐나간다. 혼자 남겨진 베르테르는 깊은 괴로움과 슬픔에 잠긴다. 베르테르는 알베르트에게 “나는 이제 먼 여행을 떠나렵니다. 당신의 권총을 빌려줄 수 있을까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다. 두 사람의 관계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알베르트는 베르테르가 먼 곳으로 떠난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권총을 보낸다.
생을 마감하기로 결심한 베르테르가 방아쇠를 당긴다. 이상한 예감이 든 샤를로테가 눈이 펑펑 쏟아지는 길을 헤치고 베르테르의 집으로 찾아온다. 샤를로테는 죽어가는 베르테르에게 “언제나 당신만을 사랑했어요”라고 말하며 흐느낀다.
죽음을 맞이한 베르테르는 빨간 조끼를 입고 있다. 흐르는 피를 감추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어떤 대본에는 푸른색 조끼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