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소통의 부재로 인한 현대인의 외로움, 자기고백을 통해 바라보는 인간 군상
삶을 살아가는 누구나가 저마다 상처를 안고 고통을 느끼는 나약한 존재이다. 삶이라는 것은 자신을 사로잡는 어떠한 고통에서 구원받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과정인 것도 같다. 그로 인해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기도 하고, 그것에서 벗어나고자 다른 욕망에 사로잡혀 죄책감을 키워나가기도 한다. 타인과 혹은, 자신과의 진정한 소통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고통으로부터의 치유와 용서는 그것을 견뎌내는 용기와 진지한 고백에서 비롯되는 되는 것이 아닐까?

줄거리

전직 신부였으나 파계하고 심리치료를 하는 이헌에게 원중이 심리상담을 위해 찾아온다. 부인과 소원하게 지냈던 원중은 부인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후 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부인의 귀신까지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동생 집에서 얹혀사는 이헌의 부인 숙경은 이헌을 위해 지극정성으로 뒷바라지 했지만, 자신은 물론 딸에게조차 무관심하기만 한 남편을 찾아와 이유를 묻지만 대답을 듣지 못한다. 그 과정에서 혼란스러운 시기에 자신이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던 과거를 토로한다. 원중 또한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타인들과의 만남을 욕망했던 자신의 과거를 다른 여자와의 부적절한 관계와 창녀촌 경험담을 통해 고백하는데...

캐릭터

원중 | 50대 - 심리상담 의뢰인.
처음 봤을 때 혼란에 빠진 느낌을 주는데, 최근 경험 때문도 있겠지만 아직도 세상이 자기 생각처럼 질서정연하고 예측 가능하지 않다는 걸 못 받아들이는 까닭이 더 크다. 원중은 항상 자기 눈을 통해 사람들의 무지가 비쳐질 때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해 왔다. 딴에는 자신을 스탠다드한 기준이라고 여긴다.

이현 | 40대 - 심리치료사.
살면서 산전수전을 겪었다. 얼마는 이겼고 얼마는 굴복했다. 그로 인해 날이 섰다. 근본은 온화하지만 때때로 구명보트에 매달리려는 표류자 같다. 안전해지려는 욕망 때문인지 가끔 자신을 스스로 내몰고 닥달한다.

숙경 | 30대 - 이현의 아내.
그녀의 현실은 더 힘들고 덜 관대하다. 늘 고집스러운데 그래서 집중할 수 있었지만, 반면 때론 그녀를 맹목적으로 만들어 강한 사람임에도 종종 다른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게 만들기도 했다.

정기 | 20대 - 거리의 남창.
서른인데 어려보이는 건지 아니면 스물인데 나이 들어 보이는 건지 말하기 힘들다. 신경질적이고 안절부절 못하는데다 순간순간을 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