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창작산실 우수작품 지원 선정작!
공상집단뚱딴지 문삼화 연출과 신예 신채경 작가의 만남
2015년 CJ 크리에이티브마인즈 <핑키와 그랑죠>와 창작산실 대본공모 우수작 <소나기마차>로 혜성같이 등장한 신예 작가 신채경과 <인간> <블랙버드> <맘모스 해동> <지상 최후의 농담> 등 다양한 작품의 스펙트럼을 소화하는 연출 문삼화가 만났다. 이미 <핑키와 그랑죠>를 통해 환상과 현실의 경계 그리고 비극과 희극의 경계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포착하는데 탁월한 호흡을 보여준 이들의 두 번째 만남이 주목된다.

“죽는 게 무서워? 아님 니 이야기로 공연을 못 해서 그래?
너도 퍼그처럼 이야기로 누굴 구한다고 믿어?”
마차를 끌고 다니며 공연을 선보이는 소나기마차 공연단의 이야기는 사람들의 외면을 받는다. 두려운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 쫒아내는 사람들, 정체도 목적도 알 수 없이 모든 것을 녹여버리는 소나기, 목마름과 굶주림. <소나기마차>는 이런 비극적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만 하는, 즉 연극이 계속되어야만 하는 이유와 어떻게 연극이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고통스러운 현실을 이야기로써 마주하고 그 안에서 진실을 말한다는 것 혹은 말해야만 한다는 것에 대한 성찰은 바로 지금, 우리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

<소나기마차>는 우리도 작품 속 소나기마차의 이야기를 외면하는 사람들과 같지 않은지 그리고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진실한 이야기를 외면하게 만드는지 질문을 던진다. 또한 이야기가 사람과 시대를 구원한다고 믿는 것이 낡고 진부한 미신일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의 입을 빌어 진실된 이야기가 계속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끊임없는 소나기가 온 세상을 잠식하는 시대. 다그닥 거리는 말발굽 소리와 함께 허름한 마차 한 대와 소나기마차 단원들이 마을에 도착한다. 단원들은 며칠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해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단장인 퍼그는 공연을 보면서 사람들이 내는 웃음소리가 위협적인 소나기를 멀리 쫓아버릴 거라고, 소나기마차는 마을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고 떠들어댄다. 곧이어 그들이 마을에서 펼쳐놓는 첫 번째 레퍼토리가 시작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