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아름다운 5월의 교향악’
의고적인 형식 속에 동시대의 근대적 고민을 담아내고자 했던 브람스의 노력은 그의 <이중 협주곡 a단조, 작품 102>에서 절정에 이른다. 바이올린과 첼로가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이 음악은 형식상으로는 바로크 시대 콘체트로 그로소의 모습을 띠지만, 음악적인 내용은 지극히 낭만적이다. 내면으로의 끝없는 침잠, 치열한 사색, 암갈색의 차분하고 처연한 음색 등 브람스 음악 세계의 기저를 이루는 이상적인 특징이 가장 잘 표현된 곡이기도 하다. 협연자인 바이올린의 핀커스 주커만과 첼로의 아만다 포사이스는 실제 부부 사이여서, 더욱 완벽에 가까운 긴밀한 음악적 호흡을 기대케 한다.

슈베르트의 마지막 교향곡으로 ‘그레이트’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교향곡 제9번 C장조, 작품 944>는 형식과 내용 양 측면에서 실로 거대하고 또 위대한 교향곡이다. 슈베르트가 이룩한 유장하면서도 도저한 흐름의 낭만적 표현력이 담담한 표정의 응집력 있는 음악적 구조 위에서 더욱 아름답게 피어난다. 슈베르트의 음악은 섬세하고 여성적이거나 가곡 풍의 개인적인 시정이 강하다는 인상이 짙은데, 9번 교향곡을 들어보면 강인하고 남성적인 작곡가로서의 슈베르트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