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문 굿 예로부터 우리의 놀이판(무대)은 마당이었습니다. 그 마당에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나 풍물놀이, 탈춤 등을 노는 사람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춤을 추며 행진을 해서 들어서면 공연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놀이패들이 마당을 향해서 행진을 하는 것을 ‘길놀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길놀이에는 그 놀이를 구경하려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여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눕니다. 그러니가 길놀이는 본격적인 놀이판이 벌어지기 전에 공연을 하는 사람(공연자)과 구경하는 사람(관객)이 하나가 되어 행진을 하면서 함께 공연을 이루어 가는 것입니다. 비나리 사물놀이 공연은 항상 문굿과 비나리로 시작한다. 문굿은 객석을 통해 무대로 입장하는 일종의 통과의례로 공연장에 온 사람들과 비로소 같은 공간의 기를 공유하게 됨을 의미한다. 비나리는 사물의 가락 위에 축원과 고사덕담의 내용을 담은 노래를 얹어 부르는 것으로 그 사설은 제의성이 매우 강하다. 비나리는 사물놀이의 공연에서 항상 맨 앞에 놓여지고 관객들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한다. 삼도설장고가락 삼도설장고가락은 과거 경기, 충청도와 호남, 그리고 영남지방의 삼도에서 명성을 날리던 장고의 명인들의 가락을 모아 사물놀이가 새롭게 정리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사물놀이의 탁월한 예술적 감각과 그들만의 독특한 가락이 덧붙여져 있다. 4명 혹은 그 이상의 연주자가 네 개의 파트로 분리하여 장단을 서로 주고받기도 하고 또는 한 파트의 독주형식의 장고 연주를 나머지가 받치면서 이끌어 나간다. 풍물에서는 장고잽이 중에 가장 뛰어난 상장고가 혼자서 독주를 하였는데 사물놀이의 설장고가락은 연주자 전원이 앉아서 연주하여 음악의 집중력을 높이는 동시에 우리 장단의 다양함과 매력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삼도농악가락 사물놀이의 역사는 무릇 오천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농사를 짓기 시작한 사람들이 풍요로운 추수를 기원하면서 힘을 모아 일을 하고, 외적을 물리치기 위해 싸움을 하고, 하늘과 땅에 제사를 지내고, 축제를 벌릴 때면 늘 꽹과리 징 장고 북의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이것을 ‘풍물놀이’(혹은 마을 풍물굿)라고 하고, 이 풍물놀이에서 쓰이는 가락과 춤과 상모놀이 등을 이 시대에 맞게 보다 적은 수의 사람들이 새롭게 구성하여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이 사물놀이입니다. ‘삼도농악가락’은 영남, 호남, 중부 등 세 지역의 농악(풍물)가락을 새롭게 엮은 것을 무대 위에 앉아서 연주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사물놀이 앉은반’이라고 합니다. 사물놀이 앉은반은 서서 춤추며 연주하는 ‘선반’과 더불어 사물놀이의 가장 기본적인 공연형식입니다. 사물놀이는 앉아서만 연주하는 것이 아니고 앉은 반에서 보다 음악적인 면이, 그리고 선반에서는 보다 연희(演戱)적인 면이 강조됩니다. 판 굿 가장 사물놀이의 참다운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때는 바로 사물놀이 선반인 ‘판굿’이 펼쳐질 때입니다. 발로는 땅을 출렁이며 춤을 추고, 손으로는 악기를 흥청이며 연주를 하고, 머리로는 상모를 감아 돌려 하늘을 휘젓는 판 굿이야말로 사물놀이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니다. 발과 손과 머리가 하나가 되는 높은 예술적 기량이 감탄을 자아낼뿐더러 심지어는 마치 곡예나 무예를 보는듯한 짜릿함을 선사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사물놀이의 이러한 예술적 경지 때문에 지난 25년 동안 세계 각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전통예술이자 최고의 민간사절로 각광을 받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난타’나 ‘두드락’, ‘도깨비 스톰’ 같은 새로운 타악장르를 탄생시키는데에 뿌리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뒷풀이 우리의 전통문화와 예술은 무엇이든지 함께 나누어 공존하고 상생하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고 있습니다.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고, 일과 놀이가 하나가 되고, 이웃과 하나가 되는 것이 우리의 정신이었던 것입니다. 이렇듯이 사물놀이 공연의 마지막은 늘 공연자와 관객 또한 하나가 되어 마지막 신명의 불꽃을 태워 냅니다. 이것을 바로 ‘뒷풀이’라고 합니다. 뒷풀이는 우리 전통예술에 담긴 ‘대동(大同)’의 정신이 담겨져 있고, 곧 화합과 평화의 기운이 되어 온 누리에 퍼집니다. 함께 하는 만큼 더욱 커지는 신명이야말로 우리 전통예술의 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