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비제의 작품으로서는 오늘날 유일하게 상영되는 가극<카르멘>은 그의 최대 걸작일 뿐 아니라,모든 오페라에서도 가장 자주 연주 곡목에 오르는 가극 중의 하나이다. 당시의 기준으로 본다면 부도덕하기 짝이 없는 장면이 연이어 전개되는 탓에 비제에게 가극을 주문한오페라 코믹 극장 측에서도 난색을 표명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비제는 그토록 이색적인 제재를 대담하고 곡창성 있게 처리해 비록 관습적인 오페라 형식을 취하기는 했으나 무대 위의 극적 효과를 살리는데 성공했다. <카르멘>은 뒤따르는 이탈리아의 ‘베리즈모 오페라(현실주의 가극)’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남유럽의 풍부한 지방색,정열적이며 이국적인 정서는 이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비제는<카르멘>이 초연된 지 3개월 후불운 속에 37년의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줄거리

제1막
1장. 파수막 근처

돈 호세를 미카엘라가 면회 온다. 병사들이 미카엘라를 조롱한다. 마침내 돈호세와 미카엘라는 만난다. 청순하고 아름다운 둘의 사랑이 묘사된다. 그들의 사랑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즈니가. 육감적인 사랑을 신봉하는 즈니가는 자신의 사랑관을 피력한다. 즈니가는 그를 카르멘에게로 데리고 간다.
2장. 칸딜레호 거리의 카르멘의 집
카르멘의 집 앞에서 사내들이 카르멘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도로테아 노파와 승강이를 벌이고 사내들은 떠난다. 그 뒤를 이어 즈니가와 돈 호세가 찾아온다. 즈니가는 돈 호세를 소개한다. 카르멘은 호감을 보이고 농을 건다. 카르멘은 아카시아꽃을 돈호세에게 던지고 '카나리아'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돈 호세는 카르멘의 꽃을 가슴에 넣는다. 도로테아가 트럼프 점을 쳐주는데 돈 호세와 미카엘라의 사랑이 불길해질 거라는 점괘가 나온다. 2층으로 올라갔던 카르멘은 즈니가가 잠든 사이 내려와 돈 호세를 유혹한다.
3장. 과달키비르 강변 옆 담배공장
해질녁 사내들은 다리위에서 여자들이 일을 끝내고 목욕하러 나오길 기다린다. 여자들이 몰려 나와 광장을 휘저으며 싸움을 벌인다. 즈니가가 중재한다. 여자들은 패가 갈려 마누엘리타와 카르멘을 옹호한다. 즈니가가 돈 호세에게 들어가서 진상을 조사해 보라고 한다. 카르멘을 데려나온다. 즈니가는 자신의 애인인 카르멘이 나오자 난처해한다. 공개적인 사건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면서 잠깐만 유치장에 들어가 있으면 빼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러자 카르멘은 불쾌해 하며 법대로 하라며 버틴다. 즈니가가 압송증명서를 발급하는 동안 카르멘은 돈 호세를 유혹한다. 카르멘은 자신이 일하는 술집 파스티아로 오라고 말한다. 몇 번을 거부하던 돈 호세는 마침내 카르멘의 입맞춤에 굴복하고 만다. 돈 호세는 카르멘을 풀어주고 붙잡힌다.

제2막
1장. 감방 씬

미카엘라가 감방으로 면회를 와서 돈 호세를 만난다. 돈 호세는 변심한 남자로서 괴로워 하고 미카엘라는 아랑곳도 없이 자신의 청순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2장. 파스티아 술집
즈니가와 군인들이 술을 마신다. 즈니가는 카르멘에게 치근대면서 돈 호세가 형기를 끝내고 나올거라고 말한다.
투우사 에스까미오가 등장한다. 카르멘에게 호감을 갖는다. 술집주인 당카이레는 밀수꾼들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술집 문을 닫는다. 즈니가는 카르멘에게 함께 나갈 것을 제안하지만 거절한다. 에스까미오와 한 잔 더하고 온다며 오늘 밤은 비워 놓으라고 말한다. 카르멘이 오늘은 안된다고 하자 즈니가는 막무가내로 올 것이라고 말한다. 술집을 끝내고 나자 밀수꾼들이 들이닥친다. 거기엔 카르멘의 전 남편인 가르시아도 끼어있다. 카르멘과 가르시아는 불편한 관계를 보인다. 곧이어 돈 호세가 카르멘을 찾아와 그리움을 노래한다. 카르멘과 돈호세는 그 동안의 사랑을 노래한다. 때 마침 귀영나팔이 울리고 돈 호세는 점호를 받기 위해 가려한다. 하지만 카르멘은 돈 호세를 만류한다. 때마침 즈니가가 와서는 돈 호세를 모욕하고 돈 호세는 불같은 질투심을 참지 못하고 싸움을 벌인다. 티격태격하던 중에 돈 호세는 즈니가를 죽인다. 가르시아와 당카이레가 밀수를 위해 오늘 밤 당장 떠날 것을 제안한다. 돈 호세는 그들과 함께 밀수꾼의 대열에 가담한다.

제3막
1장. 산비탈길

의용대의 공격을 받아 도망을 가며 물건들을 바삐 옮기는 중에 레몬이 부상을 당하자 돈 호세는 살리려 한다. 그러나 카르멘은 죽이고 도망가자고 한다. 밀수기지가 들통나는 날엔 그동안 고생했던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고. 카르멘이 총을 꺼내 레몬을 죽이려 하자 돈 호세가 가까스로 말린다. 그때 가르시아가 쫓아와 간단하게 레몬을 죽인다. 가르시아와 돈 호세는 서로 싸우고 카르멘은 돈 호세를 멍청이라고 경멸하며 토라져 나간다. 돈 호세는 혼돈에 빠진다.
2장. 산길의 어느 구릉지
어두운 밤. 돈 호세를 찾아 나선 미카엘라가 이슬을 피한 채 바위에 웅크려 떨고 있다. 에스까미오도 카르멘을 찾아 길을 나섰다가 미카엘라를 만난다. 그들은 서로 다른 그리움을 갖는다.
3장. 중간기지
돈 호세는 카르멘이 사나와지는 건 밀수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카르멘에게 이 일을 그만 두고 도망가 둘이 살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카르멘은 거절한다. 돈 호세는 카르멘과 격렬하게 싸운다. 카르멘은 변심을 했고 돈 호세는 집착하기 시작한다.
4장. 밀수꾼들의 중간기지
때 맞춰 가르시아가 약을 올린다. 돈 호세는 가르시아와 결투를 하고 엉겁결에 그를 죽인다. 카르멘은 이제 돈 호세를 전혀 사랑하지 않는다. 미카엘라와 에스까미오가 온다. 그러자 카르멘은 비아냥대며 미카엘라를 돈 호세에게 맡기고 에스까미오에게 간다. 돈 호세는 혼란스러움을 참지 못해 미카엘라를 사납게 공격한다. 마침내 돈 호세는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고 미카엘라에게 말한다. 미카엘라는 충격을 받는다. 돈 호세는 에스까미오에게 시비를 걸어 결투를 한다. 그때 미카엘라가 자결했다는 비명이 들리고 그녀를 치료하기 위해 돈 호세는 그녀를 데리고 떠나야만 한다. 떠나면서 돈 호세는 카르멘에게 에스까미오의 투우경기에 가지 말라고 경고한다.

제4막
1장. 투우장 앞

에스까미오는 투우장에 들어가면서 카르멘에게 자신의 투우를 카르멘에게 바치겠다고 말한다. 돈 호세가 카르멘을 만나기 위해 나타났다고 후라와 메르가 카르멘에게 알린다. 그러나 카르멘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돈 호세는 카르멘에게 자기와 함께 이곳을 떠나자고 설득한다. 그러나 카르멘은 돈 호세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자신의 사랑은 이미 에스까미오에게 기울어져 있다고 말한다. 돈 호세와 카르멘은 격렬하게 다툰다. 마침내 격분을 참지 못한 돈 호세가 카르멘을 찌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