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작품 기획의도
본 공연은 세익스피어의 <맥베스>를 Physical Theatre 형식으로 음악, 영상, 컴퓨터 그래픽, 배우들의 움직임과 연기를 통해 새로운 공연양식으로 실험 제작하였다. 이를 통해 고전의 현대화, 연극예술 언어의 개발, 관극의 다양함을 실천하고 연극인구의 저변확대와 연극언어의 다양성을 개발하고자 한다. 또한 Physical theatre 의 다양성과 미래 관객 수용 가능성, 예술적 가치 등을 국내에 관객과 연극인들에게 선보이고, 궁극적으로 Physical theatre가 갖는 장르적 특성을 개발하고 발전시킴으로써 극단 자체의 예술적 목적을 성취하고 평가 받는다.

작품 컨셉
이 작품의 컨셉은 “운명”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운명에 반응하는 인간의 태도”이다. 모든 인간에게는 운명이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그 운명을 받아드리는 인간의 모습을 맥베스를 통해 표현 하고자 한다. 운명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째, 그것을 수용하고 받아드리는 관점, 둘째 그것을 거부하고 벗어나고자 하는 관점. 드라마에서 맥베스는 이 두 가지 태도를 다 보여준다. 우선 맥베스는 극 초반에 마녀들로부터 자신의 미래를 알게 된다. 그 미래는 크게 맥베스 자신에게 긍정적인 운명과 부정적인 운명으로 구분된다. 다시 말하면, 왕이 될 운명은 맥베스에게 긍정적인 미래, 그리고 자신이 왕의 선조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운명은 부정적 미래를 나타낸다. 여기에 맥베스는 1, 2막을 통해 그것을 얻기 위해 행동하고, 후반부(3 4 5막)에서는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행동한다. 결과적으로 나는 맥베스의 운명(미래)에 대한 이 두 가지의 태도를 통해 인간이 운명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드리는 가를 표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작품의도(연출의도)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명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노력과 의지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동시에 여전히 운명의 존재를 받아 드리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하늘과 땅, 죽음과 삶,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연결하는 메신저의 존재를 믿고, 그들로부터 자신의 운명을 예견 받고 그것에 적극적으로(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시 말해 운명을 믿는 사람이 아직 우리주변에 많이 존재하고 있다. 또한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예견이나 운명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다. 운명을 믿는 다는 것 또는 믿지 않는 다는 것, 이것은 인간이 삶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하나의 삶의 방법 중 하나이다. 즉 운명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 드리는 가를 통해 개개인의 삶의 가치와 방법을 생각 해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운명에 반응하는 맥베스의 두 가지 모습을 통해 특히 “인간 삶에 무의미성”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욕망, 죽음, 갈등, 이해, 권력, 사랑 등 이 모든 것은 단지 운명 앞에 무기력한 하나의 순간(찰나)임을 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어떻게 인간으로서 삶을 만나고 대해야 하는지 관객들과 함께 생각해 본다. 운명 앞에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과 함께 삶의 무의미성의 나락(那落, hell)으로 함께 들어가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