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검열의 굴레를 벗어난 3시간 장막의 무대
이번 공연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3시간의 공연 시간이다. 물론 이 시간으로도 소설 속에 녹아있는 작가의 열정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는 없으나, 76년 당시 검열의 눈을 피하기 위해 차마 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더해 장막의 무대로 탄생했다.
검열로 인해 보여 줄 수 없었던 고용자와 근로자간의 갈등, 근로자들의 단식투쟁 등 문제적 장면들을 재연, 이전 공연에서 은유적으로 표현했던 상황들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개골개골’ 등의 의성어로 표기했던 대사들은 이번 공연에서 비로소 그 의미를 설명한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일인 단역의 무대는 동일하나 76년 공연에서는 배역의 이름을 ‘배우1’, ‘배우2’ 등 숫자로 표기하였으나 이번 공연의 대본에는 전 배역의 이름을 명기하였다.
그러나 76년 공연에서 극찬 받았던 자신의 몸집보다 더 큰 숟가락을 끌고 가는 난장이의 모습, 하늘에 커다랗게 떠 있는 달, 달 속을 날아가는 기러기 등 전 공연의 장점들을 고스란히 살려내어 더욱 풍부한 무대를 완성했다.
새로운 ‘난장이’ 한갑수
새롭게 공연되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난장이’ 역을 맡은 배우 한갑수이다. 밀양연극촌에서 활동 중인 그를 눈 여겨 본 연출가 채윤일이 그의 연극성과 탁월한 문학성을 인정해 ‘난장이’ 역으로 발탁, 전격 합류하게 되었다. 76년 당시 배우 김동수가 연기해 다양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역할을 새롭게 연기한다는 것은 배우에게 있어서나 관객에게 있어서나 더할 나위 없는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동일 인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그의 신들린 연기는 무대에 혼을 불어 넣을 것이 분명하다.

줄거리

가장 낮은 곳에서 울리는 가장 따뜻한 이야기 우리시대가 만든 소외된 신화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키117cm, 몸무게 32kg. 이것이 난장이 김불이의 체격이다.
그는 다섯 식구의 가장이다. 늙고 쇠약해진 그는 늘 달나라를 풍경한다. 우주의 첫 관문인 달에 천문대가 서면 그 곳의 일을 보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아내와 자식들은 난장이의 그러한 꿈을 부정하지만 그는 오늘도 달을 향해 쇠 공을 쏘아 올린다. 그러던 어느 날, 벽돌공장 굴뚝 위에서 난장이는 기어이 우주선을 타고 달에 착륙해 버린다. 가족들을 지상에 남겨둔 채…
난장이 대신 가장이 된 큰 아들 영수는 아버지가 왜 달나라에 갔는지를 점점 깨닫게 되고, 그도 역시 달나라로 가는 우주선의 차표를 끊는다.
한 마리의 작은 도도새가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