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짬뽕 한 그릇 때문에 5.18이 일어났다?! 중국집 춘래원에서 벌어지는 짬뽕 같은 하루 이야기!!!
1980년 5월로 떠나는 짬뽕 같은 여행
지금은 흔히 볼 수도 없는 찰랑찰랑한 노란색 플라스틱 발을 헤치고 들어가면 70~80년대의 유행가가 흘러나오고, 시골 읍내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중국집의 풍경이 펼쳐진다.
바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짬뽕 한 그릇 때문에 일어났다’는 기상천외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연극, <짬뽕>의 무대이다.
<짬뽕>은 그 시작부터 흥미롭다. 공연 전, 식사를 하지 않은 관객을 위해 80년대 가격으로 짬뽕과 자장면을 판매하는 것. 짬뽕 300원, 자장면 250원. 용감하게 손을 번쩍 들고 주머니를 뒤적이며 동전을 찾아내 무대에 오른 두 명의 관객에게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짬뽕과 자장면이 내어진다.
연극 <짬뽕>은 가슴 아픈 핏빛 현대사를 이야기하면서도 이렇듯 유쾌하고 명랑하다.
온갖 고생 끝에 ‘춘래원’이라는 중국집 하나를 차리고,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주인공 신작로. 신작로가 사랑하는 정 많은 다방 레지 오미란. 절뚝발이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웃음으로 가득한 신작로의 동생 신지나. 그리고 고아로 자라다 신작로와 가족처럼 지내며 배달원 일을 하고, 놀기 좋아하는 순수 청년 백만식. 저마다 아픔을 갖고 있지만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소박하고 일상적인 웃음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 소박함은 곧 ‘힘있는 자들의 정치적 야망 속에 총탄이 오가는 광주의 거리’를 배달 중 짬뽕을 빼앗으려던 군인과의 충돌 때문이라는 오해를 만들어낸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광주 민주화 운동이 짬뽕 한 그릇 때문에 일어났다고 하면 실소를 터뜨리는 것처럼, 당시를 살고 있던 그들에게는 열심히 살아가던 내 이웃, 내 가족의 이유 없는 죽음이 그야말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연극 <짬뽕>의 작가이자 연출가인 윤정환(34세/극단 산 대표)씨는 “정치적, 사회적, 이념적 접근이 아닌 당시를 산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서 서민의, 소시민의 눈으로 본 광주의 본질을 찾아보고 싶었다.”고 이야기 한다.
밝고, 유쾌하면서도 가슴 한 켠이 짠한 연극 <짬뽕>과 함께 1980년 5월로 떠나는 타임머신을 타보는 것은 어떨까?

줄거리

악착 같이 살아온 중국집 주인의 가슴 찡한 이야기
이 작품은 '광주항쟁이 짬뽕 한 그릇 때문에 일어났다' 는 가상의 설정이다.
자장면 한 그릇이 250원 하던 80년대의 광주…
자신의 인생에 새 봄이 오길 기대하며 중국집 이름을 춘래원으로 짓고 열심히 살아가는 신작로와 그의 동생 신지나, 춘래원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는 백만식, 신작로가 사랑하는 다방 레지 오미란… 이들 넷은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가족처럼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간다.
5월 17일 야심한 밤, 하기 싫은 배달을 나간 만식이 잠복 군인에게 검문을 당하게 된다.
배가 고픈 군인들은 국가의 중대한 임무를 수행 중인 자신들에게 짬뽕을 달라고 위협한다. 하지만 돈을 받지 않고는 짬뽕을 줄 수 없다는 만식과 군인과의 싸움이 벌어지면서 사건은 악화되어 간다. 더욱이 그 날 저녁 뉴스에서는 국군이 폭도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사실과 다르게 보도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광주는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이 사태가 만식이 당한 일 때문에 벌어졌다고 오해하는 신작로는 가족과 춘래원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