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나(이문구)에게 옹점이는 아련한 ‘노스탤지어’다. 좌파 지하세력으로 활동하는 아버지 때문에 순사들에게 늘 감시의 대상이었던 시절, 옹점이는 유년기를 함께하며 나를 지켜주었던 보호자였다. 전쟁의 혼란 가운데서도 나를 따스하게 감싸주었던 옹점이...”

명품극단이 만든 한국현대문학 3부작 중 3번째 작품은 <관촌수필 - 옹점이를 찾습니다>이다.소설가 이문구의 유장한 문장이 돋보이는 연작소설 관촌수필 중 제3편 《행운유수(行雲流水)》(1972)를 재창작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옹점이’라고 하는, 한국 근현대사를 상징하는 여주인공의 인생 역정을 통해 우리가 본능적으로 그리워하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무대 위에 표현해 내는 작품이다. 떠도는 구름처럼 혹은 흐르는 물과 같이 유랑하는 약장수의 패거리에 끼어 창가를 부르는 가수가 된 ‘옹점이’의 인생유전을 통해 관객들은 역사와 삶, 사랑과 예술에 관하여 생각하게 될 것이다. 허구가 아니라 실화에 토대를 둔 작품이기에, 미군이 들어오고 좌우 이념 대립이 극렬했던 파란만장한 우리 현대사를 압축해 보여주게 되며, 따라서 그 시대를 살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는 ‘살아있는 학습’의 자료로서 교육적 가치도 높다. 게다가 이 작품이 추억하는 향토성 짙은 세계는 험하고 각박한 물질문명에 떠밀려 잊혀진 세계, 자연과 동물과 인간이 공생하며 소통하는 풍요와 화평의 세계를 환기시키며 우리의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일으킨다.

<관촌수필 - 옹점이를 찾습니다>는 형식적으로도 상당히 연극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극히 절제된 무대와 소품으로 다양한 공간의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연극적 표현법은 단원들의 사실적인 연기와 어울려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구시대의 신파극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창작한 악극형식을 취함으로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연극이 되었다. 신파극과 더불어 한 시절을 살았던 할아버지는 즐겨 부르던 노래를 감상하며 과거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느낄 수 있고, 부모들은 우리나라 격동기의 역사를 돌이켜 볼 수 있으며, 어린 아이들은 다양한 놀이와 어린 시절에 대한 환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그림자극을 통해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연극적 상상력의 무한한 힘을 맛볼 수 있는 새로운 문학 읽기, <관촌수필 - 옹점이를 찾습니다>에서 만날 수 있다.
 

줄거리

유년시절 둘도 없는 친구요, 누이였던 '옹점이'를 추억하는 민구. 민구는 어머니의 몸종으로 들어와 자신과 함께 자라며 일가의 몰락과 풍상을 함께 겪었던 옹점이를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한다. 누구보다 순박하고 씩씩했던 어린 시절부터 결혼한 뒤 시댁에서 갖은 구박을 받다 약장수 패거리 속 가수가 되기까지 옹점이의 파란만장한 삶이 민구의 눈으로 선명하게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