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그리스의 여인들, 정의를 묻다2
침탈하고 능멸하라, 선 채로 꾸짖으리라!!

집단적 패닉의 혼돈 속에서도
침략자들의 윤리적 이중성과 도덕적 모순을 꾸짖으며
인간답고 의연한 최후를 맞으려는 여인들의
처절하고 조용한 투쟁의 드라마!!


돌이킬 수 없는 파멸과 나락의 벼랑 끝에 선 패전국 트로이의 여인들.
왕비 헤카베와 딸 카산드라, 며느리 안드로마케와 헬레네, 그 일족들의 이야기다.
패전의 절망과 비탄, 엄습하는 집단적 불안...그 와중에도 차마 떨치지 못하는 구원과 탈출에의 절박하고 조심스러운 기대, 그러나 더더욱 명확하고 잔혹하게 하나하나 죄어오는 고통과 절망의 메시지들...
깊이를 알 수 없는 무력감과 절망감,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몸서리치지만,
최후까지 존엄과 의연함을 잃지 않으려는 ‘트로이 여인들’의 조용한 투쟁은 처절하다.

작은 무대를 가득 채우는 13인의 여배우들과 3명의 남자배우, 콘트라베이스의 낮은 음율과 반복되는 기타선율이 때로 긴박하게 때로 처연하게 그들을 감싸 안는다. 절제되고 박력 있는 움직임과 춤, 짧고 속도감 있는 대사와 장엄하고 유려한 독백 혹은 집단적 레시타티브의 적절한 혼용 등, 원작의 분위기와 정조가 감각적으로 박진감 있게 무대 위에 펼쳐진다.

줄거리

전쟁으로 피폐해진 도시에 시체들과 함께 남겨진 트로이의 여인들. 그들은 유린을 당한 채 노예로 전락한다. 트로이의 왕비 헤카베는 오디세우스의 종이 되고, 그녀의 딸 카산드라는 강간을 당하고 아가멤논이 채간다. 아킬레우스의 사랑을 받은 포리크세네는 무참히 살해되어 아킬레우스의 무덤에 버려진다. 헥토르의 아내 안드로마케는 원수 네오프톨레모스의 여자가 되어야 할 운명, 더하여 그녀의 갓난 아들은 이미 그리스의 군대에 의해 절벽에 던져진다. 참혹한 비극 속에 던져진 트로이의 여인들은 그럼에도 인간다운 최후를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