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800년 전 ‘원’이 ‘고려’를 침탈하던 때 백두산 쪽 어느 산골 마을에 부모를 닮지 않은 아기가 태어난다. 부모를 닮지 않은 아기는 조상을 거스르고 마을과 나라의 뜻에 반항하는 자가 될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기게 될 것이라는 믿음에 따라 마을 어르신과 할아비는 아기를 겨울산에 내다버리려고 한다. 그러나 아기를 버릴 수 없었던 어미는 아기를 뱃속에 집어넣고 다시 낳기 위해 무쇠 솥에다 삶아버린다. 열달 후 어미는 아기가 아니라 총알을 낳게 된다. 총알은 모병관에 이끌려 머릿속과 뱃속이 텅빈 총알병사가 되어 역사를 따라 일어난 모든 전쟁에 참전한다. 총알은 기계병사로 개조되어 전쟁영웅으로 활약을 하지만 전쟁에 불필요한 에러를 일으키고 그 쓸모를 다해가던 중 자폭한다. 할아버지가 된 총알은 너덜너덜해진 자신의 몸을 이따금 기우며 세상을 떠도는데... 어느 날 우리 집 아파트, 곧 아기를 낳을 우리 앞에 총알 할아버지가 냉장고 문을 열고 나타난다. 누구냐고 묻는 우리에게 총알 할아버지는 되 묻는다. “내가 누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