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는 섬세하고 예리한 사실주의 희곡으로 명망을 떨친 현대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이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유리동물원〉에 비해 무대에서 접할 기회가 적었던 이 작품은 인간 소외 문제에 초첨을 맞춰, 현대인의 황량한 내면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퓰리처상과 뉴욕 극비평가상을 수상하고 조연 당시 800회 가까이 장기 공연되는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과도 일맥상통하는 사회의 병폐와 인간의 고뇌를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과 더불어 섬세한 작품해석으로 정평이 난 문삼화 연출의 손길로 빚어내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마가렛은 한때 전도유망했던 미식축구선수였으나 지금은 술에 탐닉한 채 하루하루 의미 없이 살아가는 남편 브릭과 애정 없는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브릭의 아버지 빅 대디는 아들을 알코올 중독에서 끌어내기 위해 술을 마시는 이유를 추궁한다.

브릭은 자신과 동성애적 감정을 나눴던 친구 스키퍼가 자살한 이유가 자신 때문이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며 빅 대디와의 대화를 거부한다. 한편 빅 대디의 죽음이 임박하며 폴리트 가(家)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몫을 찾고 입지를 굳히려는 마가렛은 거짓 임신 선언을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