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삼류극장 옥상에서 벌어지는 100회 특집 리얼리티 폐막쇼!!!
- 서사의 힘, 가슴 저릿한 감동, 먹먹한 여운!!!
결코 도달 할 수 없는, 그러나 포기 할 수 없었던 소중한 자신만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죽음의 열연을 펼쳐 보이는 100% 무공해 배우 지망생 노총각 성순표의 역정을 통해 거대 권력화된 매스미디어의 조작과 횡포에 대한 통렬한 고발과 화려한 조명 뒤에 숨겨진 눈물을 함께 생각해 보는 무대. 결국 우리네 보편의 삶으로 치환되는 경험을 통해 삶의 진정성에 대한 화두를 제기하는 문제작. 한국연극의 발견, 대학로 극장가 단 하나의 선택
- 개성 넘치는 연기자들의 환상 조합!!!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주어진 극중 배역을 깊이 있고 감칠맛 나게 표현해 내며 대학로에서 갈고 닦은 연기공력을 유감없이 선보인바 있는 KBS사극 <대조영> 설계두役의 이달형과 선 굵은 연기자 김종혁, 이윤상, 유하복, 염동헌, 최용현, 최대성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에 통통 튀는 매력의 신예 여배우 남수진, 최윤정이 선사하는 환상의 하모니.
- 생명력 넘치는 창작희곡의 무대화!!!
98년 일간지 신춘문예 당선 이후 인간과 삶에 대한 지속적인 주제탐구로 독창적인 작가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김나영의 희곡에 명쾌한 작품 해석력, 간결 담백한 무대, 치밀한 인물구성으로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받아 온 극단 예군의 대표연출가인 남궁연이 함께 하는 열정과 순수를 지닌 한 인간에 대한 가슴 시린 보고서. 국적불명의 번안극과 공연계의 대세인 뮤지컬의 흐름에 반하는 우리네 보편의 삶이 녹아있는 정극 공연을 통해 국내 창작희곡의 소통 가능성과 소극장 공연문화의 건강성을 다시금 짚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
-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깊은 울림의 명품 연극!!!
삶에 대한 희망과 열정을 소진한 채 부표처럼 떠 도는 많은 이들에게 영혼의 울림과 함께 순수함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제공하는 무대.
삶을 송두리째 바칠 만큼 절실한 그 무엇에 대한 우리의 관점과 자세에 대한 진지한 물음이 함께 하며 관객과 배우의 상호 교감을 통해 풍성한 뒷 이야기가 가능한, 그래서 관람 후 여운이 더 오래도록 가는 명품 연극.

줄거리

성순표는 삼류극장 창고에 살면서 이소룡 같은 액션배우가 될 것을 꿈꾸는 서른여섯살 노총각이다.
매일 드나들며 성순표의 창고를 흡연실로 이용하는 오지선은 극장 매표소에서 일하는 스물다섯살 아가씨로, 둘은 서로에 대해 애틋한 감정을 갖고 있지만 아직은 자신의 속마음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다. 성순표는 자신의 직업과 관련해서 비밀이 많다. TV에 출연하는 배우라고 하면서도 자신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절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궁금함을 참지 못 하는 오지선과 비밀을 엄수하려는 성순표 사이에는 언제나 실랑이가 벌어진다. 어느 날 아침 성순표의 창고에 차영수가 찾아온다. 그는 성순표가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PD인데 오지선이 성순표와 함께 있는 것을 보자 몹시 불쾌해한다.
성순표는 무슨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안절부절 못 하며 오지선을 쫓아내고, 차영수는 그들의 ‘비밀’이 들통날 것을 두려워하며 성순표를 다그친다. 하지만 차영수의 말 한 마디면 죽는 시늉이라도 할 것처럼 구는 성순표를 보면서 은근한 줄다리기를 즐긴다. 모든 상황을 마뜩찮게 생각하면서도 100회 특집 주인공으로 성순표를 발탁했다는 소식을 전해주는 차영수. 성순표는 뛸 듯이 기뻐하며 마침내 펼쳐질 드라마배우의 꿈에 젖어 들고, 그런 성순표에게 차영수는 여러 가지 감언이설로 확신을 준다.
며칠이 흐른다. 새로 맡은 배역 때문에 다이어트를 시작한 성순표는 허기진 배를 움켜쥐며 죽네사네 엄살을 떨고 있다. 퇴근길에 잠시 들른 오지선은 며칠 동안 창고에 올라오지 못 하게 하는 성순표에게 서운한 마음을 늘어놓고, 마음이 약해진 성순표는 담배 한 대만 피고 가라며 오지선을 붙잡는다. 두 사람은 그 동안 나눈 적 없는 어린 시절 이야기, 가족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날이 오지선 엄마의 제삿날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혼자 제사를 지내면 너무 쓸쓸해서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며, 이런 날 혼자 있으면 자꾸 죽고 싶어진다는 얘기를 털어놓는 오지선. 마침내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외로운 마음을 기대며 함께 밤을 보낸다. 며칠 후 성순표의 창고를 다시 찾은 차영수. 창고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촬영 장소로 결정했다는 소식과 함께 이번에 성순표가 맡게 될 배역이 자살을 앞 둔 30대 가장이라는 사실도 전해준다. 그들이 그토록 보안에 신경 썼던 ‘비밀’이 사실은 시사 프로그램에서 얼굴에 화면 처리를 한 후 증언하는 사람을 대역하는 사기였다는 게 드러나는 순간.
하지만 순진한 성순표는 열심히 연기력을 쌓고 나면 언젠가는 드라마 PD를 소개시켜준다는 차영수의 말만을 믿고 그 동안 사기행각에 동참해 왔던 것이다. 다음 날 이종후가 소형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하기 위해 성순표의 창고로 온다. 다혈질인 그는 전원 문제로 카메라 설치에 시간이 걸리자 잔뜩 짜증이 난 상태로 성순표에게 심한 말들을 퍼붓기 시작하고 급기야 진짜 배우가 되겠다는 성순표의 꿈을 조롱하기에 이른다. 철저하게 비밀에 부친 이 사기행각이 들통 나기 전에 차영수가 성순표를 헌신짝처럼 버릴 것이고 결국 성순표는 모자이크 대역배우로 끝날 것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한 후 나가버리는 이종후. 성순표는 믿을 수 없다며 그 모든 사실들을 부정한다. 악몽으로 잠을 설치는 성순표를 술에 취한 차영수가 찾아온다. 그는 모든 걸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이종후를 달래기 위해 술을 마셨다고 하며 성순표와 이종후 사이에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떠본다. 하지만 성순표가 시치미를 떼자 안심하며 현실성 없는 약속들을 늘어놓다 잠이 든다. 여전히 차영수의 말만을 믿고 싶어하는 성순표. 하지만 결국 뻔한 거짓말들에 더 이상 속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서서히 무너진다.
드디어 성순표의 ‘그 날’이 온다. 그는 평소와 다르게 깔끔한 옷을 차려 입고 설치된 비디오카메라에 자신의 유언을 담는다. 촬영장에서 살다 촬영장에서 죽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배우로 살 수 없다면 차라리 마지막 연기를 위해 삶을 던지겠다고 말하는 성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