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2017년, 정동극장 창작ing 두 번째 무대, 창작탈춤극 <동동>
또 한 번, 전통 공연의 대중성을 확대한다.


(재)정동극장(극장장 손상원)은 오는 11월 9일부터 26일까지 [창작ing] 두 번째 무대 창작탈춤극 <동동>을 올린다. 2017년 정동극장은 우리 예술의 소재 발굴과 작품개발을 위한 창작무대 [창작ing]를 신설했다. 지난 3월, [창작ing] 첫 무대 공연 <적벽>은 판소리와 춤을 결합한 작품으로 네이버TV 생중계 뷰어 19,016 집계를 기록하며 [창작ing] 무대의 대중적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창작ing] 두 번째 무대, 창작탈춤극 <동동>은 탈춤과 드라마의 결합을 통해 연극적 상상력이 가미된 현대적인 탈춤극 제작으로 또 한 번, 전통 공연의 대중성을 확대하고자 한다.

팔관회 마지막 밤,
고려 8대 왕, 현종에겐 무슨 일이 있었나?
고려판, 한여름 밤의 꿈!

창작탈춤극 <동동>은 고려시대 국가적 행사 ‘팔관회’를 배경으로 한다. ‘팔관회‘는 삼국 시대부터 시작된 불교행사로 고려 시대에 이르러 매년 정기적인 국가행사로 개최되었다. <동동>은 고려 8대 왕 현종 즉위 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고려의 가장 중요한 축제로 자리한데 착안, “팔관회 어느 밤, 현종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 에 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완성했다.
‘팔관회’에서 팔관(八關)은 지켜야할 8가지 규범을 말하는데, 팔관회 동안은 살생, 도둑질, 간음, 거짓말, 음주, 사치, 교만, 식탐을 금한다. 작품 <동동>은 궁 밖을 나선 현종이 팔관회의 금기를 어기고 달콤한 일탈을 꿈꾸는 백성들을 만나며 겪는 ‘고려판,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하룻밤의 좌충우돌 소동기를 그린다.
팔관회 의식이 열린 어느 밤, 거란이 사십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침략하려는 위기일발의 상황. 진관스님을 비롯한 대신들은 고려 땅 일부를 떼어주고, 전쟁을 피해보자는 이른바 ‘할지론’을 주장하고, 강감찬 장군은 전쟁으로 정면 돌파해야 한다며 설전이 오간다. 유약하고 소심한 왕 현종은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 궁 밖으로 나선다. 그때, 팔관회 의식으로 잠에서 깨어난 천년 묵은 용신이 현종 앞에 나타나 강감찬 장군의 탈을 남긴 채 사라진다. 강감찬 장군의 탈을 쓴 현종은 마치 자신이 강감찬 장군이 된 것처럼 용맹한 기운이 치솟음을 느끼고, 그렇게 강감찬 장군의 탈을 쓴 채 현종의 모험이 시작된다.

탈, 그리고 탈놀이의 현재성, 공연 양식으로 불러오다.
14개의 탈, 그리고 28가지 얼굴에 대한 이야기.

전통 탈춤은 ‘과장’으로 춤이 나뉘어 진행되며 각 과장의 이야기 주제가 정형화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양반에 대한 풍자와 해학, 서민들의 삶의 애환, 안녕과 풍요기원이 이야기의 주요 골자이며, 양반, 말뚝이, 승려, 무당, 한량, 문둥이, 원숭이, 사자 등 정형화된 캐릭터의 탈을 쓰고 연기한다. 창작탈춤극 <동동>은 전통 탈춤의 ‘과장’의 정형성을 따르지 않고, 현대적 드라마 구조로 이야기 흐름을 갖추었다. 여기에 ‘탈’의 활용에 있어 캐릭터 표현은 물론 ‘탈’ 이라는 요소에 현대적 주제 의식을 담아냄으로써 현재적 공연 양식으로 관객과 만나기를 의도했다.
<동동>에는 총 14가지 창작탈이 등장한다. 양반탈, 각시탈등 전통탈을 모티브로 인물의 캐릭터를 반영해 각기 다른 14가지 탈을 창작했다. 이야기 흐름에 따라 탈을 쓰고, 벗는 행위는 탈 쓴 얼굴과 민낯의 노출로 14가지 탈의 28가지 얼굴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은 ‘탈’을 쓴 인물들의 욕망에 초점을 맞춰 ‘탈’의 상징성을 연극적으로 활용한다. 고려의 왕비 원정왕후와 어린 중의 금지된 사랑은 신분과 지위가 ‘탈’속에 감춰지고, 욕망이 드러나는 에피소드로 그려진다. 감추고 싶은 것은 감추었기 때문에, 드러낼 수 없었던 것이 드러나는 ‘탈’의 상징성이 활용된 에피소드다. 또한, 자신의 탈을 잃은 강감찬 장군이 각시탈을 쓰게 되며, 여성스럽게 변모하는 장면은, ‘탈’의 ‘캐릭터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렇듯 <동동>은 ‘탈’의 상징성을 활용한 이야기와 장면구성을 통해 ‘탈속에 숨은 진짜 내 모습’, ‘자아에 대한 환기’로 주제 의식을 현대화 한다.

고려가요 '동동‘, 창작탈춤극 <동동>이 되다!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 조선시대의 춤과 만난 이유!


작품의 제목 <동동>은 고려가요 ‘동동’에서 차용했다. 고려가요 ‘동동’은 달이 뜨고 알 수 없는 신비한 기운에 마음이 ‘동동’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초장 서사를 제외하고 12장 모두 일년 열두 달을 묘사하며 고독에 대한 비애, 임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계절의 변화에 따라 노래한다. ‘아으동동다리’ 여음구가 특징인 이 가사 속 ‘동동’은 북소리의 의성어로 추정된다. 고려가요 속 의성어 ‘동동’은 창작탈춤극 <동동>에서 의태어로 확장된다. 격렬하고 역동적인 동작이 매력적인 절정의 춤, 탈춤은 설명할 수 없는 기운 ‘동동’을 표현하는데 가장 적절한 춤이 된다.
게다가 고려팔관회는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국가적 축제였다. 격렬하고 화려한 동작, 탈에 새겨진 다채로운 색감, 한삼자락 길게 늘여 때론 독무로, 때론 단체로 추는 춤 탈춤은 묘한 축제성을 내포한 전통춤이다.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카니발 팔관회라는 배경 설정과 한여름 밤의 꿈처럼 판타지를 그린 이야기 구조를 표현하기에 축제적인 춤 탈춤은 가장 이상적인 만남이 되었다. 전통탈춤의 정형성을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해 내는 것과 그 이야기가 담길 새로운 배경 설정은 새로운 탈춤극을 짓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었고, 이상적 만남을 통해 ‘창작탈춤극’ <동동>이 완성되었다. 전승되고 있는 한국의 13가지 탈춤의 특징을 조합해 창작안무로 탈춤을 선보일 공연 창작탈춤극 <동동>은 화려한 축제성의 장면화와 각기 다른 시대의 전통을 연결해 한국 전통을 재발견하는 매력적인 시도가 될 것이다.

줄거리

남의 얼굴을 빌린 고려의 여덟 번째 왕, 현종!
얼굴을 도둑맞은 장군, 천하제일 강감찬!

누군가의 얼굴 속에 숨어버린 내 얼굴을 찾아라!


때는 1010년, 고려 개경.
현종은 고려 8대왕으로 즉위 후 국가행사인 ‘팔관회’를 복원하려하는데, 때마침 거란이 40만 대군을 이끌고 2차 침입을 경고한다. 이미 한 차례 침입으로 고려는 막심한 피해를 입은 터. 현종에겐 아버지와 다름없는 진관 스님을 비롯해 대신들은 북쪽 땅을 떼어주고, 전쟁을 피해보자는 이른바 ‘할지론’을 주장하지만 강감찬 장군만은 북방과 맞설 것을 강력히 주장하며 용맹한 뜻을 굽히지 않는다.
유약한 현종은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한 채 답답한 마음으로 궁을 뛰쳐나온다. 때마침 팔관회 의식으로 인해 깊은 잠에서 깨어난 동해 용신이 현종 앞에 나타났다 사라지고, 용신이 떠난 자리엔 강감찬 장군의 탈이 남아 있다. 현종은 강감찬 장군의 탈을 훔쳐 쓰고, 왠지 모를 용맹함이 치솟음을 느끼며 궁 밖에서 모험을 치른다.
팔관회. 보름달은 동동 떠 있고, 야행하는 현종의 눈앞에 팔관회의 금기를 어기고, 달콤한 일탈을 꿈꾸는 백성들이 나타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