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제주도 구전신화 '원천갈 본풀이'를 재해석한 <춘하추동 오늘이>는 사계절을 주관하는 선녀 오늘이의 이야기에 자연과 인간의 윤회를 은유적으로 접목한 이미지 위주의 작품입니다. 2003 서울아동청소년공연예술제에 전회 매진기록과 2004 아시아아동천소년연극제 한국 대표작으로 선정된 한국 고유의 전통미가 물씬 풍기는 이작품은 어린이와 부모님들은 물론 할머니와 할아버지까지 3대를 어우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가족 연극입니다. 또한 서정성에 중점을 두어 우리 전통악기의 음감과 선율, 사계적을 은유하는 아름다운 조명의 변화, 옛 것에 대한 그리움을 가득 담은 단청과 색감과 전통문양의 무대 등이 환상의 세계를 연출합니다.
줄거리
눈 내리는 캄캄한 밤. 다락방에 오늘이가 숨어들어온다. 할머니 손때가 묻은 오래된 물건들을 보며 상상에 빠진다. 잉어가 그려진 장롱은 어항이 되어 물고기가 헤엄치고 병풍속 그림은 사계절로 펼쳐진다. 오늘이는 예쁜 구름이와 늠름한 호랑이를 상상한다. 그러나 어린 구름이로 변장한 구름할망과 고양이 우름소리를 내는 어린 호랑이가 등장한다. 땅속 깊이 들려오는 새싹의 깨알깨알 책읽는 소리, 아이들 휘파람 소리에 쑥쑥 하늘 높이 자라나는 새싹, 봄이 열린다. 꽃망울이 터지고 나비가 날고 나비를 쫓는 봄의 아이들. 숨박꼭질 하며 아이들 몰래 연못으로 숨어버린 붉은 태양. 멈춰버린 자연, 아이들은 숨어버린 태양을 찾으로 연못으로 태양은 연꽃을 낳고 아이들은 태양을 끌어올려 여름을 낳는다. 뜨거운 열기속에 푸르름을 뽐내는 여름이 시작된다. 우루루 쾅 폭풍이 몰아치고 뱃속 가득 여의주를 삼킨 배불뚝이 이무기가 나타난다. 마침내 이무기는 호랑이 똥을 먹고 용이 되어 날아가고, 아이들은 이무기가 뱉어낸 여의주를 던져 올려 가을을 맞이한다. 어느샌가 용을 타고 하늘로 떠나간 구름 할망. 쓸쓸하게 찬바람이 불어오자 아이들은 훌쩍 가 버린 구름 할망을 그리워한다. 성장한 호랑이는 겨드랑이에 날개가 생기고 오늘이는 호랑이를 타고 구름 할망을 찾아 떠난다. 다시 만난 구름 할망은 눈으로 변할 의식을 준비하고, 다음 봄에 다시 구름으로 태어나 만날것을 약속한다. 구름 할망을 타고 하늘에서 아이들이 내려온다. 겨울이 펼쳐진다. 펑펑 눈이 내린다. 흰눈이 내린다. 잠이 깬 오늘이 창문을 연다. 팔랑팔랑 나비가 날고 구름 할망과 호랑이가 손을 흔든다. 봄이 왔다. 다시 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