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소유에 대한 욕망과 집착으로 점철된 인간군상,
그 참을 수 없는 탐욕의 스팩트럼 !!!
우리는 지금 물질만능주의 시대를 살고 있다. 상상해온 것들이 현실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고, 지불능력만 수반된다면 언제든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서는 언제나 갖고 싶은 것들 속에 둘러싸여 있다. 멋진 자동차, 정원이 딸린 커다란 집, 아름답거나 멋진 물건들, 근사한 배우자까지 사람들은 소유 가능한 유형무형의 것들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갖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누구든 가질 수만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손에 넣으려고 한다.신랄한 유머에도 담백함과 따뜻함은 있다
연극 “의자는 잘못 없다”는 소유욕과 집착이라는, 자칫하면 무거울 수도 있는 고전적이고 관념적인 주제를 일상 한가운데로 끌어들여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무수한 의미가 내포한 것 같은 묘한 매력의 의자 하나에 네 사람의 숨겨진 탐욕과 이기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이 극의 역량은, 이처럼 단순한 모티브로 놀랄 만큼 풍부한 상징성을 재생산해내고 있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그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와 같은 관념을 자유분방한 유희의 장 속에 펼쳐놓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유희는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흐트러뜨리면서 연극에 대한 관객의 통념과 아슬아슬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
또한, “세상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쉬운 말로 너도 세상을 버리라고 말하지만, 그 사람들은 어떻게든 세상의 끝자락이라도 붙들고 싶어 한다”는 가구점 딸의 독백은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통쾌하다 싶을 정도의 신랄한 사회비판적 요소에 담백하고 따뜻한 감각을 두루 장착한 이 극은 관객들에게 기발한 상상력의 즐거움 뿐 아니라 잔잔한 감동을 함께 건네주며 그들의 가슴 속으로 깊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의자 하나에 목숨 건 뻔뻔한 그들의 이야기 !!!
그러나, 보고나면 FUN FUN 하다 !!!
마치 영화 나비효과를 연상시키는 듯 한 스토리의 전개와 뻔뻔하고도 이기적인 욕망의 최고치를 보여주는 극중 인물들의 연기. 하지만 보고나면 재밌다. 의자 하나 때문에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누군가는 이혼을 당하고, 누군가는 폐인이 되기도 하지만 결국 이들의 결론은 무소유함의 미덕으로 끝난다. 겉잡을 수 없는 욕망도 버리고, 끝없을 것 같은 집착도 잘라내고,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되돌아간다. 뻔한 결말이라기엔 마지막까지의 네 가지 상황이 모두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설득력 있고, 대사 하나하나가 무릎을 탁 치거나 코끝을 찡하게 할 만큼 오래도록 남는다.
그리고 꽃가루가 마구 흩뿌려지는 가운데, 의자 하나를 놓고 벌이는 무협풍의 막간극 버전은 그 기발함과 위트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도저히 웃지 않을 수 없는 장면으로 극적 효과를 크게 살린 정말 못 견디게 웃음을 유발시키는 대목이다.

줄거리

직장에서 명예퇴직 당한 후 도서관에 다니며 시험 준비를 하고 있던 남자, 강명규는 우연히 가구점 앞을 지나다가 한 의자를 보고 반한다. 그 범상치 않은 모습에 매료되어, 꼭 그 의자를 갖고 싶어 한다. 그런데 가구점 주인, 문덕수는 팔 수 없다고 한다. 그 의자는 미대지망생인 딸아이가 만든 작품이고, 고로 파는 물건이 아니라고 한다.
강명규는 그 딸과 직접 흥정을 해보려고 하는데, 그 딸, 문선미 역시 단호히 팔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쉽사리 포기 할 수 없었던 강명규는 문선미가 없는 사이, 삼십 만원을 주겠다며, 문덕수와 계약을 해버린다. 불황을 겪고 있던 문덕수인지라, 그 돈에 욕심이 났던 것이다. 그날 저녁 강명규의 아내 송지애는 펄쩍 뛴다. 의자 하나에 삼십 만원이라니, 게다가 그녀는 강명규가 퇴직한당한 후, 그 얼마 되지 않는 퇴직금으로 겨우 살아가고 있던 터라, 더 그럴 수 없다고 한다.
다음 날 사건은 더 커진다. 문선미는 자신이 만든 의자를 돈을 받고 넘길 수는 없다며 강명규에게 그냥 주려고 한다. 당연히 송지애는 반기지만 문덕수는 도저히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자신의 집 앞에서 전시되어 있었으므로 일정 부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며 맞선다. 언성이 높아지고 분위기는 험상궂어 지는데, 강명규는 어찌됐든 그 의자를 갖고 싶어 한다. 결국 계약금으로 줬던 삼 만원만을 의자 값으로 남긴 채 송지애는 의자를 들고 간다.
송지애의 억지에 의자를 넘겨주었지만 문덕수는 상심한다. 강명규는 그에게 미안하여 문덕수에게 칠 만원 더 얹어 주겠다며 그를 위로한다. 다음 날 돈을 주기로 했던 강명규는 또 난관에 부딪힌다. 송지애가 이미 끝난 얘기를 왜 그렇게 하냐며, 그 돈을 줄 수 없다고 한다. 결국 보름이 지나도록 강명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어느 날, 문덕수가 강명규의 집에 쳐들어오기에 이른다. 이후, 의자 하나 때문에 마술 같은 일들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