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과 정지라는 리듬과 함께 극도로 단순화된 텍스트들은 마치 한편의 시처럼 극을 조합해 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간들 사이의 조합, 사람들 사이의 관계들이다. 일상적인 짧은 대화에서부터 평상시에 드러나지 않고 자동적으로 행해지는 하루의 일과에서 포세는 자신이 기본적으로 필요한 인물들이라고 부르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웅장한 존재론적 드라마로 발전시키고 있다. 여기에 무의미, 우울함, 그리움, 외로움 그리고 불안 같은 삶이 담고 있는 어쩔 수없는 감정들에 비극적인 배경음들이 깔려있다.”
이 극에서 미니멀리즘은 무대 위의 삶을 축약 시킨 것이 아니라 반대로 확대시켜 보여주는 확대현미경과 같은 역할을 한다.
평범한 인물들의 일상이 현미경 아래에서 확대되어 새롭게 나타난다. 거기서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본다. 그 세계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섬뜩하기도 하다. 이 극은 평범한 일상, 삶을 공허 속에 그로테스크하고 부조리한 그러나 아름다울 수 있는 세계로 이끌어 간다.

노르웨이 어딘가 멀리 홀로 떨어진 주택의 거실.
저녁 무렵.
한 만삭의 소녀가 부모가 사는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뱃속 아기의 아빠인 듯한 소년이 온다.
이들은 돈도 없고 더 이상 갈 데가 없다.
하지만 소녀는 여전히 이 집이 싫다.
소녀는 뱃속의 아기 이름을 짓고 싶어 하지만 소년은 흥미를 갖지 못한다.
소녀의 어릴 때 남자친구가 이 집을 찾는다.
그리고 밤이 깊어가자 옛 남자친구가 떠난다.
소년도 이 집을 떠난다.
소녀는 혼자 남아 창문으로 밖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