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비극과 희극의 절묘한 어우러짐”

시의 구절구절을 연상케 하는 압축적 대사와 축약되고 절제된 이미지 표현, 현실과 꿈, 다시 현실로 빠져 나오는 일반적인 환몽구조를 따르지만 꿈속에 두 가지 꿈이 한데 어우러지는 구성, 비극도, 희극도, 희비극도 아닌, 희극과 비극이 두 가지의 꿈속에서 씨줄과 날줄처럼 얽히고 설켜 표현되는 독특한 연극 한 편이 2009년 8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꿈에서 깨어난 햄릿이 꿈이 현실인지, 현실이 꿈인지 파악하기 힘들어하는 결말은 이 극이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시적 언어와 장자의 ‘호접지몽’이 작품 속에서 시대와 공간을 거슬러 만나고 있는 환상적 느낌마저 들게 한다.

올해로 창단 12년이 된 극단 ‘연인’에서는 “一場夏野夢別曲-셰익스피어 男女相悅之詞”라는 부제를 단 <한여름 밤의 꿈>을 이미 세 번이나 공연하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세 번의 공연 모두 각기 다른 버전으로 공연을 해 관객석을 폭소의 물결로 만든 이력이 있는 연출 박철완은 이번에는 <햄릿의 한여름 밤의 꿈>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무더운 여름 또 한 번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생각이다. ‘무겁고 따분한 셰익스피어의 공연은 가짜다. 진짜 셰익스피어 극의 진미는 즐거움이다. 관객들이 셰익스피어와 놀고 배우들과 놀고 이 연극을 통해 자그마한 놀라움 또는 깨달음을 가지고 갔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그는 말한다.

<햄릿의 한여름 밤의 꿈>은 “삶의 부조리와 참된 사랑의 의미”라는 본질적이고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꿈이라는 환몽성과 극장주의적 무대 미술, 연극, 뮤지컬, 드라마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 오고 있는 10명의 배우들의 1인 多역의 변화무쌍한 연기 등이 조화를 이뤄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꿈의 세계로 빠져들도록 만들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여기에 배우들 외 staff들도 각 분야에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나서서 만들어 그 작품성을 더하고 있다.

무더운 올 여름, 아주 진한 체리 빛 <햄릿>과 연두 빛, 핑크빛이 어우러진 <한여름 밤의 꿈>의 이미지가 향 깊은 와인의 긴 여운처럼 마음 속 깊이 스며드는 이 연극에 당신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