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맨발땅은 다비드 칼리가 쓰고 세르주 블로크가 그린 ‘적’이라는 그림책을 모티프로 공연창작집단 뛰다가 강원도 화천으로 이주하고 처음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화천이었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영감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우리의 현실과 참 많이 닮아 있어서 마지막 장면이 자꾸만 바뀌는 이상한 연극이었습니다. 올해 공연을 준비하며 아주 평범한 사실을 하나 떠올렸습니다. 누군가와 싸우거나 오해했거나 감정의 골이 깊어져갈 때 우리의 선택지는 외면입니다. 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가족이나 너무도 소중한 친구라면 우리의 선택은 단 하나입니다. 그 사람과 조금씩 조금씩이라도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말에 귀 기울여야만 합니다. 이 평범한 사실을 왜 자꾸 잊어 먹는지… 참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줄거리
은하수 너머 별들이 모여사는 별 마을에 맨발로 땅을 밟고 살아가고 싶었던 별 하나가 있었어요. 이 별은 목숨을 건 여행을 마치고 ‘맨발땅’에 도착하여 ‘도리’와 ‘토리’의 씨앗이 되지요. 하나의 별에서 태어난 ‘도리’와 ‘토리’는 맨발땅을 아름답게 가꾸고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총손이’라는 괴물이 평화로운 맨발땅을 둘로 갈라버려요. 갈라진 ‘도리’와 ‘토리’는 서로를 그리워 하지만 ‘총손이’의 목소리가 너무 무서워서 자기들만의 요새를 만들어 꽁꽁 숨어버려요. 그 사이에 아름다웠던 땅은 무기가 가득한 무서운 땅으로 바뀌어 버려요. 만약 내가 이런 상황에 처한 ‘도리’와 ‘토리’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