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땅과 하늘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 관한 이야기들, 사물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들, 왜 이 나무는 저기서는 자라지 않고 여기에서만 자라는가 등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이 세계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신화 혹은 전설이라고 불리며, 너무나 오래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이야기들이 부분적으로 진실을 담고 있는지 혹은 오래 전의 사람들이 해, 달, 별과 같은 것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꾸며낸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누가 해와 달과 별을 하늘에 놓아두었을까요? 세상에는 이에 관한 많은 신화들이 있습니다.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나는 세상의 바닥과 가까이에 있고, 한국의 관객들은 세계의 꼭대기와 가까이 있습니다. 한국의 어린이들을 위한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을 때, 나는 두 나라에 공통적인 것들, 두 나라를 연결시켜주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두 나라 위에 펼쳐져 있는 하나의 하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뉴질랜드의 밤하늘에는 ‘마타리키’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떻게 일곱 개의 물고기가 일곱 개의 별이 되었는가 하는 이야기입니다. 서양에서는 추격자를 피해 별로 변신한 일곱 명의 자매들의 이야기가 있으며 이 별들을 ‘플레이아데스’라고 부릅니다. 한국의 밤하늘에도 이 별들이 있는데 ‘좀생이별’이라고 부른다고 들었습니다. 내가 이 곳에서 보는 마타리키와 한국의 관객들이 보는 좀생이별은 같은 것입니다. 선원들은 전세계의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 별들을 이용했습니다.

내가 쓴 이야기는 먼 옛날 아오테아로아(마오리족은 뉴질랜드를 이렇게 불렀다)의 마오리족 이야기를 다시 구성한 것입니다. 마오리 사람들은 하늘에 마타리키가 나타나면 작물을 심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태양이 더 오래 빛을 내는 시기가 곧 다가와서 작물들이 자라게 될 것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또한 마타리키가 나타나면 어머니 땅 테 파파, 아버지 하늘 랑가누이, 그리고 꼭 붙어 있던 이들 둘을 떨어뜨려 놓은 이들의 아들, 숲의 신 타네, 마라마(달)와 라(태양) 같은 조상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우리 이야기 속에 등장하여 오래된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밤하늘의 별들이 두 나라로 하여금 바다를 가로질러 손을 맞잡게 해 줍니다.

피터 윌슨
<마타리키> 작가

줄거리

마타리키! 새로운 시작!

태초에 어머니 땅, 테 파파와 아버지 하늘 랑가누이는 서로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꼭 껴안고 있었다. 둘 사이의 공간이 너무 좁아 사람도, 새도 움직일 수 없었고, 나무들은 높이 자랄 수 없었다. 테 파파와 랑가누이의 아들인 숲의 신 타네가 마침내 둘 사이를 떼어 놓자 나무들이 높이 자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세상에 빛이 없어 식물들은 시들고 말았다. 어머니 땅 테 파파가 이를 불쌍히 여겨 자신의 몸에서 돌을 하나 집어 들어 아버지 하늘, 랑가누이에게 주었다. 랑가누이가 이 돌을 문지르자 돌은 밝게 빛나는 별이 되었다.
사람들과 새들은 밝게 빛나는 별을 보며 감탄했고, 이를 질투한 타네는 별을 뽑아 바다에 던져버렸다. 세상은 다시 어둠에 잠겼고, 바다에 던져진 별은 일곱 조각으로 나뉘더니 물고기가 되었다. 사람들이 일곱 마리 물고기를 낚아 올리자 물고기는 하늘로 튀어 올라 별처럼 밝은 빛을 내는 듯 하더니 다시 물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어둠 속에서 추위에 떠는 사람들을 본 어머니 땅, 테 파파가 자신의 몸을 깊숙이 파내려 가자 푸른 물이 쏟아져 나왔고, 물 속에 있던 일곱 마리의 물고기들은 하늘로 올라가 밝게 빛나는 별이 되었다. 테 파파는 이 일곱 개의 별들을 마타리키라고 불렀다. 테 파파가 더욱 더 깊숙이 자신의 몸을 파 내려가자 이글거리는 불이 나타났다. 테 파파는 그 불을 둥글게 빚어 아버지 하늘에게 주었다. 아버지 하늘이 그 불을 하늘 높이 걸어두자 태양이 되었다. 환한 태양빛을 받은 꽃과 나무들이 생명을 얻어 살아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사람들은 마타리키가 나타나면 곧이어 밝은 태양의 계절이 올 것임을 알게 되었다. 마타리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일곱 자매 별!

* <마타리키>는 마오리 신화를 바탕으로 뉴질랜드 연출가 피터 윌슨이 재창작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