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KBS교향악단 제734회 정기연주회 ‘북유럽의 신비 속으로’

핀란드의 얀 시벨리우스와 노르웨이의 에드바르드 그리그는 모두 다 고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민족 고유의 정서를 섬세한 음악에 담아 표현하는 작곡가로 유명했다. 시벨리우스는 러시아의 압제와 위협에 맞선 음악적 저항의 표시로 핀란드의 투명한 자연과 가슴 시린 서정을 노래하는 음악들을 주로 썼는데, <투오넬라의 백조>에서는 핀란드 신화 속에 나오는 죽음의 세계 투오넬라를 날아다니는 백조의 모습을 그려냈다. 북유럽 음악 특유의 고요한 슬픔과 정적인 리듬, 애절한 현악기의 섬세한 화성이 비련의 신비로움을 전해준다. 이처럼 투명한 서정을 지닌 시벨리우스 음악의 감동은 그의 <교향곡 제2번>에서 절정의 경지에 이르는데,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음향세계를 지향하면서도 깊고 심원한 아름다움을 지닌 자연 묘사가 실로 탁월하다.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는 ‘북구의 쇼팽’으로 불렸던 그의 음악적 역량이 가장 잘 드러난 대표작으로, 노르웨이의 숲길을 걷는 듯한 부드럽고 청명한 서정으로 가득 찬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