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햄릿’을 통해 노래하는 전쟁의 비극

6.25 전쟁이라는 아픔의 시대에서 연극을 하는 전쟁포로들. 
이념과 신념도 뚜렷하지 않았던, 단지 살기 위한 그들의 모습을 통해, 개인을 도외시하는 전쟁의 잔인함을 들여다본다. 무엇하나 선택의 기회가 없었던, 시대의 광기와 집단의 흐름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던 영웅이 아닌 그들의 모습과 오늘의 우리는 무엇이 같고, 또 다른가?

이 작품은 전쟁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전쟁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려는 것도 아니다. 전쟁, 그 저변에 깔린 추악한 욕망들의 부딪힘과 그 사이에 끼여 희생되고, 살아가는 이들을 말하려 한다. 이 오페라는 전쟁가운데 선택의 자유가 없었던 이들의 비극을 고전비극 ‘햄릿’을 통하여 노래한다. 현실의 비극과 고전비극의 결합은 현실과 초현실의 갈등과 비극을 보여준다. 

줄거리

6.25전쟁이 
휴전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1953년.
종전을 이루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포로들로 연극을 공연하라는 
각하의 명령이 내려온다.

빨갱이라면 치를 떠는 김선남 대위가 연출을 맡게 되지만,
글을 읽지도, 연극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포로들만 모여,
자신은 빨갱이가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만 한다.

우여곡절 끝에 제대로 모습이 갖추어지고,
연극 연습으로 하나가 되어간다고 느낄 무렵,

다시 재기된 전쟁으로 인하여,
모든 포로들을 총살시키라는 명령이 내려오고,
김선남은 고뇌한다.

명령을 따를 것인가? 
약속을 지킬 것인가?

결국, 시체더미들만 쌓여진 포로수용소에
김선남만 홀로 남아, 
마지막 절규를 외친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죽는다는 것은 잠든다는 것.
잠이 들면, 꿈을 꾸겠지.
그 꿈이 악몽이라면,
얼마나 지독한가?

깨어나지 못하는 꿈!
깨어나지 못하는 악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