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최우근 작가의 작품에는 늘 웃음이 풍성하다. 잔잔한 미소, 헛웃음, 파안대소, 박장대소, 함박 웃음, 킥킥대는 웃음 등 다양한 웃음이 곳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그 웃음들이 한 번 웃고 지나가는 일회용 웃음이 아니라 다시 생각나게 하고 곱씹어 보게 하는 웃음들이다.

그 이유는 최우근 작가의 작품이 우리 생의 이면을 꿰뚫어 보게 하고,
인간 관계에 감춰져 있는 진실을 유머스럽게 폭로하며, 우리 삶의 격정적인 파토스[Pathos]를 유쾌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연애시절이 기획, 제작하는 최우근 작가의 희곡 <거기 서 있는 남자>는 작가의 첫번째 희곡집 [이웃집 발명가]에 수록된 2인극이다. 외딴 곳에서 움직일 수 없는 한 남자와 그 남자에게 구세주처럼 나타난 여자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도 역시 작품 내내 유쾌한 웃음과 관객의 허를 찌르는 유머가 곳곳에 매설되어 있다. 그러나, 가벼운 로맨틱 코메디류의 장르와는 달리 부조리하면서도 동화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어서 묘한 긴장감과 예측 불허의 재미를 주는 따뜻한 코미디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관객들은 시종일관 흐뭇한 미소와 웃음을 터뜨리다가
문득 자기만의 삶을 의미있게 돌아보게 될것이다.

줄거리

인적 드문 한적한 숲길, 한 남자가 엉거주춤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
핸드폰으로 구조대를 요청하려 하지만 전파 수신이 되지 않는다. 살려달라고 소리도 쳐보지만 남자의 외침을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게 남자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구세주처럼 한 여자가 남자 앞에 나타난다.
여자는 근처에서 병든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집에 전화기도 두지 않고 자기만의 삶의 방식을 지키며 살고 있는 원칙적이고도 도도한 여자이다.
남자는 여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여자도 남자를 도우려 하지만 왠지 자꾸 어긋나기만 한다. 위급한 상황을 공감하지만 서로 소통이 되지 않아 답답하기만한 남자와 여자. 그들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을 것인가…

캐릭터

남자 | 인적 드문 한적한 산길에서 우연히 ‘거기’에 서 있게 된 남자.
한때는 삶을 스스로 포기하려 했지만, 지뢰를 밟고나서 삶의 욕구가 더욱 강해졌다.
다혈질이고 조급한 성격을 가졌으나 한편으로 소심하고 여린심성으로 겁이 많고 사람의 정에 약한 남자이다.

여자 | 과거에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세상과 인연을 끊고 인적 드문 한적한 곳에서 병든어머니를 간병하며 단둘이 살고 있다.
자기 삶의 원칙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원칙을 벗어나는 일에 단호한 입장을 취하기도 하지만 어린 아이처럼 순수하고 천진하다.
때론 융통성이 부족해 답답해 보일 때도 있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