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사태를 선언하고 도시를 폐쇄하라.” 

최연소 노벨문학상 수상자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가 연출가 박근형에 의해 새롭게 쓰여진다. 섬으로 옮긴 무대는 고립된 현실을 더 극적으로 만들고 박근형 연출의 유희적인 텍스트는 묵직한 원작에 스며들어 한층 생생해진다. 병마가 집어삼킨 섬에서 반복되는 격리와 죽음은 점차 목을 죄여오고 다양한 군상들은 숨겨왔던 이빨을 드러내며 페스트와 맞선다. 거침없이 휘몰아치는 무대에 전염되는 순간, 페스트는 묻는다. 당신은 저항할 것인가, 도피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