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아버지는 아내에게 자식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자식은 부모님…
이번 작품을 통해 새삼 가족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느낀다. 특히, 철부지 시절, 아버지께 불효만 했던 그 옛날생각이 아련해 연습 내내 눈물짓곤 했다. 나 뿐 아니라 연기자 대부분이 울다가
연습을 못할 지경이었다.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싶다.

줄거리

아버지는 이북실향민이다. 40년 넘게 고단한 노동을 하며 두 아들을 키웠다. 간암말기 판정을 받고 ‘간성혼수’에 시달리다 서서히 죽어간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끝까지 요양원에 내다버리지 않고
돌본다. 젊은 시절 ‘무시하기 1등’, ‘구박하기 1등’이던 남편은 꿈속에서마저 이쁜 감은 애먼 년 주고 못난 감은 나에게 주는 무정한 남편이었다. “똥질만 안했으면 좋겠다”며 넋두리를 쏟아내면서도 요강을
씻어내고 기저귀를 갈아준다. 무명연극쟁이가 된 둘째아들 동하, 좋은 대학 나와 미국에서 좋은 회사 다니며 떵떵거리고 사는 큰아들에 비해 인생이 초라하다. 오로지 큰 형만 위했던 아버지를 원망하면서도 하루하루 죽어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아린 마음으로 바라보며 임종을 지킨다. 아버지가 숨을 거두기 전 동하가 아버지를 등에 업고 마당을 거닌다.
풀벌레 소리 가득한 달밤, 시골집 마당에서 대답 없는 아버지를 향해 “언제 한 번 아버지와 살을 맞대고 홍매가 어떻고 달밤이 어떻고 고향이 어떤지 얘기 해 본 적 있나” 두런두런 혼잣말을 내뱉으며 내내
살갑지 못했던 부정과 화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