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사랑은 심리나 그리움이 아니다 그것은 피의 순환이고
이성이 들어 설자리 없는 살의 부대낌이다.”


구역질나는 것 속에서 문득 스치는 정신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던, 자신조차도 몰랐던 뜨거운 심장을 숨기고 살아야만 했던 여자는 청년으로 변모하지 못하고 이기적인 소년에 머무르고 있는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 앞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숨겨진 열정과 본능을 깨닫게 된다.


연극은 붉은 옻칠이 된 목재 침대 하나를 진열대위에 올려놓은 무대에서 이루어진다. 마치 실험대위에 내던져진 실험물들이 움직이듯 인물들은 난폭한 운명에 던져져 자신들을 부도덕으로 몰아가는 상황과 온 힘을 다해 싸운다. 그러나 언제나 싸움은 실패로 끝나고 마침내 침대는 연적을 죽인‘술에 취한 배’가 되어 지옥으로 난 강을 따라 긴 항해를 떠난다.

현대 연극의 출발점을 확인하다

극단 동은 한국연극10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연극의 현재를 확인하고 미래의 방향을 찾고자 우리 연극에 영향을 준 연극형식들을 돌아보는 <현대 연극의 출발점을 되돌아보다 시리즈>를 기획하였다.

그 첫 번째 작업으로 2008년 2월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재현 100년전 展-에밀 졸라의 테레즈 라캥, 입센의 유령>을 공연 했다.

공연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거울과 몸으로 세운 극장
연인들의 사랑은 단순한 심리나 그리움이 아니다. 그것은 피의 순환이고 심장의 박동이고 이성이 들어설 자리가 없는 살의 부대낌이다. 연인들은 불륜을 저지르는 순간, 자신들에게 닥친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감지한다. 이 위태로움은 그 둘 사이에 거울로 만든 벽을 세운다. 거울은 서로의 모습에서 자신과 동일한 욕망과 공포를 생생하게 비춘다. 욕망은 상대의 공포를 통해 더욱 자라나고 공포는 상대의 욕망을 통해 더욱 커진다.

거울과 몸으로 세운 극장!

에밀 졸라의 실험연극

‘절대 객관의 묘사,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인간의 내면과 그것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신체’는 에밀 졸라가 테레즈 라캥의 서문에 쓴 재현의 방법이다.

현미경을 들이대고 가장 세밀한 부분을 하나하나 찾아 기록 하는듯한 이 방법은 주관적인 편견을 벗어나는 방법이다. 또한 생각을 몸으로 옮기는 것이 아닌 몸을 탐구하여 생각을 찾아낸다. 심리적인 연극과 얼마나 먼가! 무대적인 현존을 지향하고 있는 지금 우리 연극이 찾고자하는 연극의 신체성에 얼마나 가까운가!

극단 동의 테레즈 라캥은 철두철미한 재현으로 재현의 본래 의미를 회복하려고 한다. 재현은 본래 사물의 외양에 감추어진 심리를 끄집어내는 것도 아니고 내면이 빠진 외형만을 복사하는 일도 아니다. 모습이 곧 본질이 되는 ‘문학으로는 말할 수 없는 연극성’을 무대언어로 건축하는 일이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후원으로
매년 서울의 주요 공연장 등지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공연예술축제입니다.


연극,무용,음악극,복합장르 등모든 장르를 망라하며, 우수한 국내작품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유명 해외작품들 또한 만나모실 수 있는SPAF는
아시아 공연예술의 중심지를 지향합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 공연예술의 국제적
견본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나아가 우리이ㅡ 경제 역량과 문화적 힘을 결집하여
대한민국과 서울의 국제적 이미지를 고양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의 정신적 물줄기를 바꿀 힘을 가지고 있는 SPAF의 공연들을 통해 여러분은
어울리고 즐기는 축제의 장, 그리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와 마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하는 2009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10월 13일 부터 11월 21일까지
40일간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 명동예술극장
등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2009년에도 어김없이 여러분의 '세계를 바라보는 창, 세계로 나아가는 문' 이 될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함께하실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줄거리

테레즈의 남편은 군대에서 적응을 하지 못해 의가사 제대를 하고, 그때의 충격으로 영원한 소년으로 남아있다. 어느 날 남편의 전쟁터 친구가 그들의 집을 찾아온다. 테레즈는 남편의 친구에게서 자신과 닮은 점을 느끼며 사랑에 빠진다.

남편은 친구의 방랑생활을 동경하여 함께 여행하기를 제안, 마차를 타고 길을 떠난다. 여행길에 우연히 발견한 배에 몸을 실은 세 사람이 강 한 복판에 이르렀을 때, 하늘에서 새가 울고 거대한 자연의 적막에 압도된 남편이 울음을 토해낸다. 테레즈와 남편의 친구는 알지 못할 힘에 이끌려 남편을 죽인다.

이제 부부가 된 두 사람은 함께 누워보지만 죽은 자의 마지막 울음소리에 몸서리를 친다. 그들은 비로소 자신들이 얼마나 깊은 수렁에 빠져있는지 깨닫지만 이미 늦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저주하며 휠체어에 화석처럼 앉아있는 시어머니 앞에서 서로를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