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간결한 무대를 가득 채운 이 시대 최고의 소리꾼들의 소리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연출가 손진책이 대본·연출을, 대명창 안숙선이 작창·도창을 맡아 5시간이 넘는 원작의 사설 중 핵심 내용만 압축해 2시간여 분량의 대본으로 매끄럽게 다듬었다. 두 거장은 판소리의 멋과 맛을 살려낸 격조 있는 창극을 마침내 탄생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소리꾼들은 군더더기 전혀 없이 정갈한 무대 위에서 고급스런 색감이 돋보이며 기품이 느껴지는 한복을 입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소리’만이 그 주인공 일뿐. 소리가 바로 ‘이것이 바로 한국의 격조이다’라는 타이틀롤을 거머쥐게 만든 장본인이다. ‘심청가’는 웬만큼 소리에 능숙하지 않고서는 전 바탕을 제대로 이끌어 나가기 힘든 판소리인 만큼 이 시대 최고의 소리꾼들이 모인 국립창극단원들이 공력을 다해 소리로 온전히 채운다.
초연 당시, 심금을 울리는 묵직한 감동을 느낀 관객들의 박수갈채가 내내 끊이질 않았다. 망망대해에 일렁이는 물결 위에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소리꾼들이 내지르는 합창의 스펙터클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면 절대로 이 작품을 놓쳐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