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국립국악관현악단은 2015년부터 ‘마스터피스’를 통해 국악관현악사에 길이 남을 작품들을 미래 세대에 전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매년 명곡을 엄선해 선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9월 18일(화)과 19일(수) 양일에 걸쳐 ‘2018 마스터피스-황병기’를 달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한국 예술계를 대표하는 거장이자 국립국악관현악단 최장기 예술감독으로서 총 6년간(2006년~2011년) 악단을 새로운 지향점으로 이끈 故황병기(1936년~2018년)의 음악 세계를 담는다. 황병기는 가야금 명인이자 작곡가·교육자·예술학자 등 다양한 역할로서 한국 전통음악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했으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음악사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한국 고유의 전통 음악에 현대적 보편성을 불어넣고자 노력했고, 국악계를 넘어 문화예술계의 리더로서 한국의 예술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 그의 음악적 유산을 발판으로 삼은 이번 공연은 ‘황병기의 실내악’과 ‘황병기와 관현악’ 두 주제로 나뉘어 양일간 다른 프로그램이 연주된다.

줄거리

9월 18일(화)에는 국악의 전통을 고풍스러우면서도 세련되게 표현한 황병기의 실내악 걸작을 만날 수 있다. 신라 불상들이 춤추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쓴 대표작 ‘침향무’를 비롯해 페르시아의 도시로 서아시아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하마단’과 ‘춘설’ 등 현대적이면서 국악의 전통을 풍부하게 살려낸 실내악곡을 만날 수 있다. 공연에는 황병기와의 오랜 인연을 통해, 그의 음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19일(수)에는 황병기의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시절 창작음악의 지평을 열었던 위촉곡 중 특히 호평을 받은 관현악곡으로 꾸며진다. 황병기 작곡의 가야금 협주곡 ‘밤의 소리’를 비롯해 작곡가 임준희가 조선시대의 문인 윤선도의 시조를 사계절의 음악으로 새롭게 작곡한 국악칸타타 ‘어부사시사(2011년 국립국악관현악단 초연)’가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세계 음악인들에게 극찬을 받은 정일련 작곡의 합주협주곡 ‘파트 오브 네이처(2011년 국립국악관현악단 초연)’ 중 3악장 ‘손(Hands)’ 을 이지영의 가야금과 허윤정의 거문고 협연으로 올린다. 특히 이날 공연에는 작곡가 임준희가 황병기의 ‘침향무’를 오마주한 헌정곡 ‘심향(心香)’을 위촉 초연한다. 지휘는 황병기 예술감독 시절, 5년간 국립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로 호흡을 맞춘 원영석(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이 맡는다. 양일 동안 그의 예술적 철학과 미학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