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 놀부>는 김연수 선생의 "동초제 판소리-흥보가"를 원전으로 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박 씨네 집안의 가족사뿐만 아니라, 놀부와 흥부라는 두 인물에 대해서도 훨씬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제공하는 판본을 바탕으로, 이 익숙한 이야기를 다시 보고자 한다.
<비극 놀부>는 권력으로 짓는 죄, 헛된 믿음으로 꾸는 꿈 그리고 그것이 가져오는 절망에 대한 이야기다. 놀부의 비극은 그의 권력욕과 그것이 파생시킨 무한한 독점욕, 소유욕, 폭력성에서 비롯한다. 자기가 내쫓은 아우 흥부가 제비를 돕고 부자가 되자, 지금까지 재산을 증식해오던 표독스런 방식을 버리고, 흥부를 쫓아하지만, 그 과정에서 멀쩡한 제비의 다리를 부러뜨린다. 그러나 놀부를 찾아온 것은 재앙이고 몰락이다. <비극 놀부>는 흥부와 놀부 그리고 제비를 통해 인간의 탐욕과 몰락에 대해 묻는다. 이는 인간성의 흥과 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