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이 주제에 어떤 끈질긴 호소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 모리스 라벨 - 

반복의 편집으로 걸작이 된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가 오늘의 춤을 구현하는 세 명의 안무가 김보람, 김설진, 김용걸의 해체와 해석으로 2017년에 이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철저하게 처절하게> 안무 김보람 
양쪽으로 대치하듯 마주본 무용수들과 어둠 속 연주자 10명이 자리한 빈 무대가 있다. 단 한 명의 무용수, 그 움직임으로 소리 없는 볼레로가 시작된다. 
편곡을 맡은 박용빈은 소규모 앙상블로 ‘볼레로’를 재해석하여 새로운 편성에서만 가능한 음색의 가능성을 최대한 확장하였고, 안무가 김보람은 음악이 가진 시간을 움직임으로 완성하였다. 몸과 소리를 통해 춤과 음악이 가진 표현의 기원에 접근하려는 안무가의 시도로 오디션을 통해 새로 구성된 무용수들과 2018년 <철저하게 처절하게>의 무대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볼레로 만들기> 안무 김설진 
“볼레로를 해체하고 무너뜨리는 것이 진짜 볼레로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일상의 사운드로 ‘볼레로’의 구조에 접근한 안무가 김설진이 던진 질문이다. 특별하게 취급되지 않았던 일상의 소음이 음악으로 바뀌는 순간을 포착한 안무가는 LIVETOTHE;리브투더의 정종임, 최혜원과 그 소음을 볼레로 리듬으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움직임의 구조들을 쌓아가는 방식 또한 소음이 음악이 되듯 이루어진다. <볼레로 만들기>를 통해 강박적으로 의미를 찾으려 하는 삶의 태도에 대한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무용수들과 연주자들의 관계가 그 질문의 해답을 찾으려는 관객들에게 흥미로움을 더해 줄 것이다. 
지금 일어나는 어떠한 것들은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볼레로> 안무 김용걸 
김용걸 안무의 <볼레로>는 클래식 발레 동작을 베이스로 다양한 동작을 조합?편집하여 20개 이상의 프레이즈들로 완성하였다. 다른 두 작품에 비해 대규모 군무와 음악적 스케일이 인상적인 이 작품은 움직임의 배열과 구성의 조화로움이 극대화를 이루며 원곡의 네 가지 반복된 리듬 속 에너지를 폭발시킨다. 치밀한 구성과 집요하게 계산된 군무로 ‘볼레로’의 모범을 보여줬던 김용걸은 광주시립발레단과 코리아쿱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 보다 정밀한 에너지로 2018년의 <볼레로>를 무대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