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할머니, Grandma>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지금’을 살아가는 이야기로 수원에 사셨던 故안점순 할머니의 실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다. 지금까지 이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던 서사들은 과거를 아프게 재현하는 방식이 대다수였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들이 귀향 후 살아냈던 삶을 ‘지금’의 할머니의 일상으로 그려낸다.

삶을 기반으로 하는 창작 : 버바팀 음악극

이 작품은 단순히 현실 삶의 재현이 아니라 개인의 삶, 혹은 한 집단의 삶에 싶게 들어가 그들의 목소리를 다양한 연극적 오브제와 장치들을 통해 음악적으로 재구성한 버바팀 음악극이다. 버바팀은 ‘말 그대로’, ‘문자 그대로’를 뜻하는 단어로 이런 기법을 활용하는 버바팀 연극은 ‘증언 연극’이라 불리며 실제 말을 통해서 진실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장르라 할 수 있다. <할머니, Grandma>은 2016년 겨울부터 할머니가 돌아가신 2018년 봄까지 할머니를 만나고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할머니가 말씀하신 ‘말 그대로’를 대사와 노래로 담아낸다.

줄거리

안점순 할머니는 늘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할머니는 하루 종일 다양한 종류의 약을 먹고, TV와 씨름하며, 마당에 수국을 기른다. 그녀는 말수가 적어 타인의 말을 듣고 있는 시간이 길다. 그래도 누군가 집에 찾아오는 것은 늘 반갑다. 첫째 조카와 살고 있는 그녀를 찾아오는 이는 또 하나의 가족 같은 ‘수원평화나비’ 사람들이다. 만 90세인 할머니는 반복되는 빈혈 증세로 얼마 전에 종합검진을 받았다. 그 와중에 그녀는 주사 바늘이 싫어 며칠 동안 같은 팔에만 링거를 맞았다. 할머니는 평소 몸이 아파도 침은 절대 맞지 않았다고 한다. 바늘이 왜 싫으신 걸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할머니는 마음을 담아 우리나라에 평화가 오고 일본에서 좋은 소식을 기다리신다는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