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외로움, 그 고마운 소통의 끈
단결은 고통이다.
연결되지 못한 채 홀로 외딴 섬처럼 버려진 것엔 절망과 슬픔이 묻어나 있다.
그 어떤 것과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고 홀로 서성이는 시간 속에는 한 영혼의 처절한 절규가 각인 되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람과 사회 사이의, 세대와 세대 간의 점점 더 두터워가고 있는 단절의 벽…
그 단절의 벽 너머에 홀로 외롭게 웅크리고 앉아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써내려간 작품이 ‘경로당 폰팅 사건’이다.
우리가 친하다고 믿는 그 얄팍한 껍질이 사실은 오해와 단절의 두터운 벽으로 작용되고, 나와는 전혀 상관없다며 함부로 쌓아 올렸던 단절의 벽 너머엔 정적 나와 너무도 닮은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걸 아는데 과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 ‘외로움’의 기준으로 보면 인간은 그 누구와도 차별화 될 수 없는 동족일 뿐인데…
노인들과 젊은 전화 도둑사이의 한바탕 소동을 통해 결국 나이든 세대와 젊은 세대가 결코 서로 다르지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때로 외로움이 그래서 고맙다. 그건 타인과의 단절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타인을 향해 소통을 시작할 수 있는 소중한 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줄거리

노년의 삶 속에서 읽는 진한 감동
우리사회에서 경로당이란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조용히 삶을 응시하며, 언제나 허허 웃으며 모이는 사교 공간쯤으로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 장수 아파트 경로당은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점 십원짜리 고스톱과 담배 한 개비 내기 장기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서로가 못 마땅해 보일 땐 여지없이 욕설과 드잡이가 일어나는 생기 넘치는 공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장수 아파트 경로당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전화요금청구서가 날아들자 경로당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전화 내역을 확인한 결과 그것이 폰팅 때문임을 알게 되고 경로당 사람들은 누가 폰팅을 했는지 찾아내기 위해 한 바탕 소동을 벌인다.
경로당 분위기도 점차 험악해져 가고 서로를 의심하며 폰팅 도둑을 잡기 위한 총력전이 펼쳐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