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선과 악의 양면성과 타인에 대한 진정한 배려
- 인간은 누구나 선과 악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단지, 더불어 살아야 하므로 악을 제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방심하면, 늘 경계하지 않으면 뱃속 깊이 잠재되어 있던 악이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의식과 행동을 지배하게 된다. 타자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태도, 다양한 가치관이나 삶의 양식에 대한 열린 마음이 자신 안에 잠들어 있는 악을 깨우지 않는 길이다. 작품 속 인물인 장모와 사위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집요한 추궁과 집착은‘알권리의 충족’, 또는‘전체를 위해서’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사생활 침해이며 간섭으로 일종의 폭력이다. 이 작품은 타인에게 드러내는 지나친 관심이 마치 선과 악의 양면성처럼 배려가 아닌 잔인한 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줄거리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고, 태풍 ‘올가’가 동해안 일대를 휩쓸어 수많은 이재민을 낸 1970년으로부터 2년이 지난,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로 전 국민이 피곤한 눈을 떠야 했던 1972년 7월 중순. 충청남도의 한 마을(대추리)이 초여름 뙤약볕보다 더 뜨겁게 들썩인다.
이유는 얼마 전 마을로 이사 온 한 가족 때문. 사연인 즉, 그 가족의 사위가 장모만 따로 방을 얻어 들어앉혀 놓고, 아내는 집에 가둬 놓은 채 모녀가 서로 자유롭게 만나지도 못하게 한다는 것.
분개한 마을 사람들에게 장모는, 태풍으로 많은 가족을 잃은 사위의 상처 때문이라며 양해를 구한다. 허나 사위는, 교통사고로 딸을 잃은 장모가 충격으로 미쳐서 자신의 두 번째 아내를 딸로 착각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이해를 구한다.
이 모순된 사연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광분하나, 사건은 갈수록 미궁에 빠진다.
결국 면장까지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