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를 위해 2년 넘게 일본식 주점을 운영하면서 정말 많은 손님들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오늘의 피로를 풀거나 내일의 희망을 품기 위해 삼삼오오 술잔을 기울이며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이야기의 소재도 무척이나 다양하지요. 정치, 경제, 문화, 가족, 음악, 직장, 연예인, 지구평화 등등 어떤 이야기도 상관없습니다. 어제 했던 이야기를 또 해도 좋고 내일 해야 할 이야기를 미리 해도 좋습니다. 마음속 진실한 이야기도 좋고 거짓과 위선으로 똘똘 뭉친 헛소리도 괜찮습니다. 술자리란 그런 거니까요. 아무런 형식도 없고 제약이나 구속도 없는 게 술자리니까요. 술자리만큼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는 공간이 있을까요?
지금, 수많은 사람들의 술자리에서 오가던 이야기를 모아서 극으로 만들었습니다. 술자리에서 들었던 이야기이니만큼 술과 음식을 먹으면서 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성을 마비시키고 감성을 키워놓는 술이란 마법액체와 함께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보고 그리고 또 이야기 해 주십시오. 이야기는 계속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랑하니까 이야기다’입니다. 

무명작가이지만 밝고 천진난만한 삐삐는 옆집 남자 캐산을 짝사랑하고 있다.
이런 그녀의 마음을 안 삐삐의 친구들은 마지막으로 그녀의 사랑을 이뤄주고자 갖은 노력을 하지만 삐삐의 친구들은 불행히도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액자 속 어릴 적 죽은 첫사랑, 휴대폰 히릿, 강아지 예삐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그녀의 친구들은 하늘이 열리는 그날! 그녀의 마지막 날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그녀의 마음을 전하지만, 삐삐는 자신이 어떤 처지에 처해있는지를 알게 되고 선 캐산과의 만남을 회피하게 되는데.... 108년만에 한번 오는 3분 동안의 세상! 삐삐는 캐산 앞에 당당히 나설 수 있을까?

삐삐 | 명작가. 옆집남자를 짝사랑하는 유쾌한 그녀지만 그 앞에서 당당히 나설 수 없다

캐산 | 무명천재음악가. 이상한 짓을 하는 것은 다 트릭, 그는 디게 멋있는데 디게 안멋있는척 하는거다

댄디 | 삐삐의 어릴 적 사고로 죽은 첫사랑. 액자 속 그는 삐삐를 항상 응원한다

히릿 | 삐삐 곁을 항상 지키는 비서 아닌 비서. 휴대폰으로 삐삐의 일상이 담겨있다

예삐 | 삐삐의 애완견. 삐삐와 가장 오랫동안 같은 공간에서 같은 숨을 마셔왔다

너크너크 |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이 먼저 도착하는 듯. 언제어디서나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