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기획의도
총기 난사사건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 침몰하는 배를 보며 절규할 수 밖에 없었던 세월호 유가족들.. 가족을 앗아간 피의자에 대한 처절한 분노. 그 분노는 고스란히 남은 자들의 고통으로 남아 평생을 고통받게 한다. 감히 그 누구도 당사자들에게 그들을 용서하라 말하지 못한다. 그들의 상처가 너무나 깊기 때문이다. 우리는 용기를 내어 그들을 용서하라 말해보려한다. 피의자들을 옹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유가족 스스로 그들을 용서할 때 그때 비로소 기나긴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눈 덮인 밤>은 피해자들에 대한 이야기이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제작 배경
국가적 인재였던 세월호 사건을 목격하고 저자 스스로 가지고 있던 과거의 아픔과 그들의 아픔의 닮아있음을 발견하였다. 그 시절 댐이 들어서며 고향이 수몰되어 고향을 눈앞에 두고도 가지 못하는 수몰민과의 만남을 통해 깊은 공감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댐이라는 메타포를 통해 세월호 사건에 대한 접근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어디까지나 그들을 진정으로 위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이 작품을 썼던 것이지, 그 어떤 정치적 성향이냐 의도는 없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작품의 특징
이 연극의 백미는 인간 심연으로의 여행이다. 관객들은 극중 인물을 따라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함께 오고가며 깊은 공감대를 느낄 수 있다. 플라톤의 동굴이론을 통해 극중 인물의 내면 속 동굴을 목격하게 된다. 그 동굴에 들어선 이의 처절한 갈등과 이중성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줄거리

태수가 보름만에 집에 돌아온다. 그 사이 아내가 살해됐다. 병원에서는 태수에게 수십 통의 전화를 했지만 그의 전화는 언제나 꺼져있었다. 태수가 없는 사이 장례가 끝났고 아내의 유일한 혈육인 처남은 거액의 재산을 챙겨서 증발해버렸다. 태수는 처남이 도주한 곳이 고향일 거라고 예상했다. 처남을 죽이고 자신도 그곳에서 죽어야겠다고 다짐한다.
태수는 폭설을 뚫고 고향으로 간다. 그곳은 태수의 고향이기도 했다. 태수가 도착한 고향에는 3개의 술집들이 있었다. 태수는 처남을 찾기 위해 중국집에 들어가게 되는데…

캐릭터

태수 | 의대를 중퇴하고 의료 사업에 뛰어 들어 크게 자수성가한 사업가. 겉으로는 아내를 사랑하고 의료 봉사에 앞장서지만 속으론 어린 시절 가족을 잃은 아픔 때문에 언제나 고통 속에 살아간다.

중국집 주인 (남윤기) | 태수의 둘도 없는 고향친구. 댐 낚시를 즐기며 오고 가는 손님들과 종종 술자리를 즐기는 한량.

횟집 주인 | 사랑스럽고 귀여우며 노래를 사랑하고 돈에 민감하다. 수틀리면 주먹이 먼저 나가는 화끈한 사장.

민속집 주인 | 추운 겨울, 언 손을 녹여주는 구들장 아랫목 같은 온기를 지닌 우리네 어머니. 연륜만큼이나 세상살이에 대한 혜안이 깊다.

아내 | 남편만을 사랑하는 현모양처. 의롭고 곧은 심지로 쉽게 결심하지 못할 일도 행동에 옮기는 잔 다르크.

처남 (민우) | 의사. 어릴 적 가족을 잃은 아픔 때문에 의사가 되어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은 뼛속까지 의사.

나레이션 | 극의 재미와 무게감을 더해주는 강력한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