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누가 진짜 도둑이고 누가 가짜 도둑인가!!? 이 작품의 발상은 경찰만 보면 공연히 두려움이 생기고 피해가는 버릇을 가진 작가의 심리 상태를 반성하는 데서 시작한다. 오늘 사회는 과연 각자가 맡은 역할에 ㅜㅇ실한 사회인가? 의사가 응급환자를 거부하고, 경찰이 시민을 폭생하고, 정치하는 이들이 개인 혹은 당파적 이익 외에 나라 살림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생각은 바뀌어야 하는 것인가? 모든 기존의 가치는 재고되어야 하는가 ? 모든 사람을 불신하며 의혹의 눈으로 서로를 감시하며 살아야 하는가? 돈을 훔치려고 한 의상실을 침입했다가 우연히 마주치는 두 도둑 그들이 이러한 사회에 대하여 거침없이 욕을 퍼붓는다. 마치 자기들의 행각은 당연하다는 듯이 . 그런데 그들의 욕설에 타당성이 있어 보여 유감이다. 그렇지 않다고 변명하는 우리의 모습이 너무 궁색하게 느껴진다. 결국 그 도둑들이 한바탕 유희를 즐기고 유유히 사라진다. 이때, 나타나는 세 번째 도둑, 마치 누가 진짜이고 누가 가짜인지 모르는 이 사회처럼, 도둑과 도둑이 물고 물리는 순환 구조 속으로 연극은 뒤엉킨다. 세상 참...자알 돌아간다! 마네킨이 알고 있다 ? 이 연극에서 살아 움직이는 마네킨은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시종일관 무대에 존재하면서 무대를 이어가고 또 방해하기도 한다. 해설자일 수도 있고 이 무대이 주인일 수도 있다. 여하튼 마네킨은 정교한 연극성을 추구하는 중요한 도구인 셈이다.

줄거리

고급 의상실, 어둠이 내리자 마네킨들은 저마다 낮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유리밖, 인간들의 세계에 가보고 싶어한다. 그 때 인기척이 들리고, 수상한 모습의늙은 도두 등장. 마치 자기집에 온 마냥, 전화를 걸고 술을 마신다. 이 때 희미한 불빛 하나가 비치더니 새로운 모습의 젊은 도둑이 나타난다. 두도둑의 격투가 벌어지고 결국 젊은 도둑은 늙은 도둑을 당해내지 못한다. 이미 별을 달고 교도소에도 여러 번 다녀온 잔뼈가 굵은 늙은 도둑에 비해 나이도 어리고 세상물정 모르는 도둑 초년생 젊은 도둑 두사람은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늙은 도둑은 도둑 생활을 하는 동안 터득한 기술과 방법을 젊은 도둑에게 가르쳐주고 한바탕 노래도 부르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두 사람은 정당한 대우와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사회에 불만을 표시하고 사회 고위층의 부정과 비리를 비판한다. 그리고 옷을 벗고 자유를 느낀다.
그런데 이때, 사람의 인기척이 들리고 젊은 도둑은 잽싸게 옷을 챙겨 입고 도망가지만 늙은 도둑은 도망가지 못하고 경비에게 발각되고 만다. 권총으로 위협하는 경비, 순간 경찰로 위장한 젊은 도둑이 당당하게 들어서더니 늙은 도둑과 함께 훔친 물건을 가지고 사라지고 만다.
혼자 남은 경비, 자신의 경비생활 10년만에 한 건했다고 행복해하지만 정작 자신이 도둑놈들을 놓아준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있는 곳으로 귀가하기 위해 의상실을 정리하는 경비. 순간 그의 눈에 너무나 아름답게 보이는 여성복 한 벌이 들어오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옷을 훔쳐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