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공연소개
토모즈팩토리의 2018년 신작 공연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는 보스니아 출신의 작가 사샤 스타니시치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공연이다. 국내 공연계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작품으로, 90년대 유고슬라비아 붕괴에 따른 갈등과 민족청소를 동반한 처참한 내전의 과정을 12살 소년의 시점으로 그려낸다.

공연의 전반부는 갑작스러운 조부의 죽음과 구체제를 부정하는 새로운 교과서를 배부 받는 소년의 에피소드 등을 통하여 전쟁으로 붕괴되어가는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원작의 소소한 에피소드가 소년의 시선이라는 필터를 거치며, 타국의 역사는 전쟁과 인간의 신화(神話)로 다가온다. 작품의 후반부는 전장(戰爭의 場面)의 처참함을 포로들에게 강제된 폭력적 상황에서의 축구경기로 환치하여 전쟁을 극장에 소환한다. 연극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는 참혹한 내전과 정전, 그리고 분단의 상황을 감내하고 있는 우리에게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이다.

연출의도
본 작품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라고 일컬어지는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정면에서 다룬 작품으로, 전쟁 전야와 전시, 전후에 걸쳐 진행되면서 포괄적 시각을 내포하고 있다.
냉전시대가 종지부를 찍고 평화가 찾아온 것처럼 보이던 20세기 중반, 유고슬라비아에서는 진흙탕 싸움이 시작되었다.
내전과 분단 상황에 처해있는 우리로서는 이 소설에서 바다 건너 먼 나라 이야기로 외면해버릴 수 없는 어떤 절실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연출가 쯔카구치 토모

줄거리

보스니아의 지방도시에 살고 있는 상상력이 풍부한 소년 알렉산다르. 할아버지는 그가 지닌 상상력과 문학적 재능이 ‘마법의 지팡이’가 되어 조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바람과는 무관하게 내전이 발발하고 민족 간의 분쟁이 일어난다. 알렉산다르의 학교에서는 새로운 교과서를 배부하고 한 대 영웅이었던 지도자의 초상화를 떼어 버린다.
병사들은 도시를 점령하고 이슬람계 주민을 색출하여 탄압하는 가운데 절친했던 아시야와 작별 인사도 못한 채 피난을 떠난다.
어른이 된 알렉산다르는 전쟁을 축구 경기에 묘사한 소설을 발표하고, 전장의 참혹한 현실을 딛고 휴머니즘을 회복하려고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