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개인적 정의와 도덕관념에 기반한 사회적 정의의 충돌, 그 안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인간의 위선과 모순에 대해 고발하고자 – 나아가 개인의 욕망을 넘어서, 궁극적으로 사회적 선과 도덕을 행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탐구해보고자 기획되었다.

줄거리

늦가을의 쓸쓸한 햇볕이 내리 쬐는 어느 한적한 공원. 초라한 행색에 병색이 만연한 남자 1이 가로수 그늘 아래 벤취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와는 완전히 반대의 차림새를 한 남자 2가 등장하지만, 그저 그늘 아래에 꼿꼿이 서 있을 뿐 다가서거나 앉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관심이 생긴 남자 1은 그에게 앉아서 편안히 쉴 것을 권유하지만 그는 매우 불쾌해하며 계속 서 있겠다고 말한다.
예민하고 경계심에 사로잡힌 남자 2에게 남자 1은 계속해서 여러 가지 말을 건네고, 이내 남자 1에게 흥미를 느낀 남자 2는 비로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남자 1은 자신이 머리를 제외한 모든 신체가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으며, 그것이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어떤 일 때문임을 고백하게 되고 남자 2는 그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남자 1은 속죄와 자유로움에 대한 갈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생을 마감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이야기하며, 전신마비인 자신을 대신해 남자 2가 그의 목숨을 끊어주기를 요구한다. 남자 2는 완강히 거부하고, 둘은 이 문제를 두고 언쟁을 벌인다. 그러던 중, 화가 난 남자 1이 갑자기 미리 자신이 알고 있던 남자 2의 실체를 밝히고, 통렬히 비판하면서 둘의 갈등은 고조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