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해방직전, 해방 직후, 전쟁 직후와 휴전 이후, 그리고 분단까지.
우리 나라만큼 하루 아침에 ‘세상이 뒤바뀌는’ 나라가 그것도 ‘자주 뒤바뀌는’ 나라가 세상에 몇이나 될까.
그렇게 자주 뒤바뀌는 세상 속에서 한 동네에 살던 이웃, 친구, 가족들이 하루 아침에 서로 ‘뒤바뀐 입장’이 바뀌었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세상이 바뀔 때마다 친구와 가족이 원수가 되고 서로에게 총을 겨누던 세상. 그러나 그 속에서 서로 숨겨주고 구해주던 사람들. 이 이야기는 정신 없이 바뀌는 세상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숨겨주었던 별 볼일 없는 두 단짝 친구에 대한 이야기이다.

줄거리

한 마을에서 죽마고우로 자란 만석과 천식.
아버지의 강압으로 순사보조원이 된 만석 앞에 소작쟁의를 일으켜 수배자가 된 천식이 나타난다.
천식을 체포해야만 하지만 만석은 차마 체포하지 못한 채 자기 집 광속에 숨겨주며 “세상은 절대 바뀌지 않으니 절대로 돌아오지 말라”라는 말과 함께 도망시켜준다.
하지만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두 친구의 처지도 함께 휙휙 바뀐다.
두 친구의 끝없는 숨김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