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인싸이드
보통 -안에 를 뜻하는 말.
그리고 우리의 극에서는 중의적으로
인간과 살해를 합친 단어로 재조합해
인격살해, 인간성의 살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한 사람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관계를 파고드는 과정에서 우리의 인간성이 무엇이고,
그 인간성은 어떻게 살해당하는지
그 과정을 지켜보고자 한다.

어느 소녀의 죽음을 보았다.
죽음은 하나의 이슈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각자가 알고 있는 진실을 말한다.
말이 모여서 형상을 만든다.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제자, 누군가의 아이, 누군가의…
그 과정에서 드는 의문점은 누구도 소녀의 마음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주변인들은 그녀의 죽음에 ‘내 탓이 없음을’ 계속해서 증명하고 토론할 뿐이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심, 서로에게 죄책감을 넘기기 위해 끊임없이 말을 뱉어내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 모습이 마치 우리 사회의 일각을 본 듯 했다.
정말로 소녀가 왜 죽었는지 궁금해졌다. 그 궁금증이 이야기를 쓰기로 했다.
조용히 작은 소녀의 마음으로 들어가 보았다. 이미 사라진 진실은 어디에도 없겠지만,
극을 통해 찾고 싶었다.

줄거리

17세, 살랑 바람에도 두 뺨에 살굿빛을 띄우며 웃는 나이. 햇살 같은 시절이다.
그 찬란한 때에 여고생 밝음이는 돌연 자살을 택했다.
깊은 밤, 학교 생물실이라고 하는 낯선 공간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것이다.
방송기자 재신은 본능적으로 이 사건에 무언가 감춰진 게 있음을 느낀다.
소녀가 소속되어 있던 학교 내 생물 동아리, 어쩐지 그곳이 석연치 않다.
학생들이 길고양이들을 데려와 한데 모아놓고 돌보았으며, 안락사까지도 진행했다는 그곳…
아직 어리고 섬세한 여고생은 그 과정에서 윤리적인 모순을 느끼고 불행한 선택을 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많은 언론에서 취재를 했지만, 학교 측의 입장은 동일하다. 이곳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는 것. 재신은 직접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자 동아리 담당 선생을 찾아간다. 담당 선생 은영과 주변 친구들의 진술을 통해 소녀의 죽음을 추적해나가는 재신.
그렇게 밝음이와 가까운 관계에 있던 주변인들을 통해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가게 되는데…
도대체 밝음이는 어떤 아이였을까. 그리고 그녀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